ADVERTISEMENT

"망할 이준석의 파트너" 맹공…국힘 전대 '신스틸러' 된 그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기현·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에 묻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천하람·황교안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 경선 TV 토론회의 ‘신스틸러(scene-stealer, 주연보다 더 시선을 사로잡는 조연)’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 출마한 황교안 후보(왼쪽)와 천하람 후보. 중앙포토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 출마한 황교안 후보(왼쪽)와 천하람 후보. 중앙포토

황 후보는 15일 토론에서 양강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황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김 후보가 17대 의원 시절 KTX 울산 역세권 연결 도로를 자신 소유 땅 인근을 지나도록 노선 변경한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 이준석 전 대표와 호흡을 맞춘 것을 두고는 “‘망할 이준석’의 파트너였고, 그를 존경한다고 했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는 “황 후보가 민주당 소속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까지 지냈던 분이 터무니없는 얘기를 한다”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황 후보는 안 후보의 정체성도 문제 삼았다. 황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등 만드는 당마다 다 망가뜨리고 우리 당으로 들어온 뻐꾸기 후보가 안 후보”라며 “통일혁명당 간첩 사건 주범인 신영복을 위대한 지식인이라고 칭송하고, 과거 사드 배치를 결사반대하는 등 좌파 특성이 명백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는 “그러면 (신영복) 조문에서 ‘잘 죽었다’고 방명록을 써야 했나. 지금 생각은 그렇지 않다”며 “사드 배치의 경우 한·미 양국의 배치 합의 뒤에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천 후보도 두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천 후보는 김 후보에게 “왜 윤핵관과 손을 잡나.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진박 감별사’가 문제라면서 지금 똑같이 ‘진윤 감별사’를 하고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후보는 “대체 무슨 얘기냐. 윤핵관이 나쁜 사람인 거냐”고 반박했다. 천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서는 “장제원 의원의 행태나 윤핵관의 권력 줄 세우기 행태가 문제 있다고 생각하나”라며 당내 지형과 관련해 민감한 질문을 했다. 안 후보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후보들이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첫 TV토론을 벌였다. 토론에 앞서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왼쪽부터)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후보들이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첫 TV토론을 벌였다. 토론에 앞서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왼쪽부터)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TV 토론 직후 당내에선 “남은 네 번의 토론도 천 후보와 황 후보가 양강을 물어뜯는 구도로 전개되면 무시 못 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천 후보와 황 후보가 계속 부각되면 1차 투표에서 특정 후보가 과반 득표를 못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다시 승부를 가린다.

특히 김 후보와 안 후보가 일대일 대결을 벌이면 천 후보와 황 후보 지지층이 어디로 이동할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이준석계인 천 후보는 김 후보에게 더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이 전 대표와 안 후보의 악연이 변수다. 황 후보는 김 후보를 강공하고 있지만, 황 후보를 지지하는 강성 보수층이 안 후보와 섞이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1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광주, 전북. 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1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광주, 전북. 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16일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는 국민의힘 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김 후보는 자신을 향한 다른 후보의 공세를 겨냥해 “당에 민주당 DNA를 가진 사람이 많다”며 “민주당식 프레임으로 내부 총질하는 것을 당원이 용납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우리 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부동산 비리를 규탄해 정권 교체를 이뤘는데 김 후보는 울산 KTX 관련 의혹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며 “김 후보가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대장동 비리를 심판할 수 없고 총선에서 필패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천 후보는 “대표가 되면 호남 당원과 당협위원장을 들러리 세우지 않고, 스포트라이트를 강하게 비추겠다”고 했고, 황 후보는 “내년 총선에서 광주·전남·전북 출신 비례대표 국회의원 3명을 만들어 호남의 한을 풀겠다”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