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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 "김주애 부각은 후계자 준비…김정은 트라우마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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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조선중앙TV는 9일 전날 밤 열린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녹화중계했다. 사진은 열병식이 열리는 평양 김일성광장 귀빈석에 자리잡고 박수치는 김주애와, 그런 김주애를 곁눈질로 바라보는 김재룡 전 내각 총리. 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9일 전날 밤 열린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녹화중계했다. 사진은 열병식이 열리는 평양 김일성광장 귀빈석에 자리잡고 박수치는 김주애와, 그런 김주애를 곁눈질로 바라보는 김재룡 전 내각 총리. 연합뉴스

최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0살 딸 김주애(2013년생 추정)를 집중 부각하는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의 과거 후계 세습 과정에서 형성된 트라우마 때문일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그레그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주최 북한 전략 대담에서 최근 잇따르는 김주애의 공개활동에 대해 “무엇보다 왕조가 여전히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김정은의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어 “김정은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그가 24세에 후계자로 내정됐을 때가 가장 트라우마로 작용한 시기였을 수 있다”며 “그는 24세부터 후계 준비를 시작해 27세에 북한의 지도자 자리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애초 김정은은 형 김정남에 밀려 후계 구도에서 후순위였지만, 이후 북한 내 권력 투쟁 과정을 거쳐 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고모부인 장석택을 숙청하는 등 공포 정치도 이뤄졌다.

그는 “북한의 지도자가 되는 것은 상당한 트라우마였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가 그의 후계자를 미리 준비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우리는 김주애가 그의 후계자가 될지는 모른다”며 “김정남은 한때 후계자로 낙점됐지만 결국 낙마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으며, 이유 또한 안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조셉 전 미국 비확산 담당 대사는 대담에서 미국의 북한 비핵화 정책이 지속해서 실패했다고 평가하며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북한은 40~60개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2027년까지 이 숫자는 200개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지금으로부터 4년 뒤 북한이 영국이나 프랑스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북한이 최근 김정은 체제가 위협받을 경우 선제공격용으로 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핵사용 5대 조건을 발표한 데 이어 핵 개발 가속화에 나선 상황을 거론하며 근본적인 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셉 전 대사는 “대규모 군사적 갈등은 한반도에서 재앙적인 대가를 초래할 것”이라며 “군사적 옵션을 테이블에서 내려놓아서는 안 되지만, 선제공격은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올바른 접근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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