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14일 3·8 전당대회 승부처인 부산을 찾았다. 김기현 의원은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한 부산 출신 조경태 의원과 손을 맞잡고 “대통합”을 외쳤다. 안철수 의원은 “국민의힘에 뼈를 묻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PK) 합동연설회에서 “우리 당이 소수당이라 개인플레이를 해선 못 이겨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라면서 “오늘 제가 부산 5선 의원 조경태 의원과 만나 둘이 손잡고 김기현을 대표로 만들자고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조경태 의원과 ‘김조(김기현·조경태)연대’를 꾸리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합동연설회에 앞서 자신의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조 의원을 초빙해 “조 의원께서 ‘우리 모두 부산갈매기파’라며 함께 손잡고 부산 발전을 위해 뜻을 모아보겠다 하셨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을 ‘대야 공격수’로 규정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싸움은 제가 전문”이라며 “제가 ‘검수완박법’ 반대하다가 국회에서 징계까지 받았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공격을 적극 방어했다. 안 의원은 “제 아내 김미경 교수는 평생 공부만 하고 한 번도 당적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라며 “그런데 작년에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랑스러운 우리 국민의힘 당원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저와 제 가족은 국민의힘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며 “저는 국민의힘에서 뼈를 묻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을 향한 공세의 고삐도 바짝 조였다. 안 의원은 김 의원의 지난 11일 ‘탄핵’ 발언을 재차 소환하며 “당 대표 후보라면 ‘대통령 탄핵’ 운운하면서 흑색선전으로 당의 분열과 위기를 조장하면 안 된다. 그런 사람은 당 대표 후보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어 “자기 비전 하나 없이 어딘가 기대고 얹혀가려는 후보가 어떻게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겠나”라고도 덧붙였다.
황교안 전 대표는 ‘정통 보수’ 이미지를 앞세워 양강 구도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황 전 대표는 “저는 평생을 종북 좌파와 싸워서 그들을 무찌르기 위해서 평생을 노력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인 임종석도 제가 구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른 후보를 향해 “생명을 건 단식 해봤나, 신념을 지키기 위한 삭발을 해봤나, 선당후사를 위해서 험지 출마를 해봤나”고 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반(反) 윤핵관’ 프레임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천 위원장은 “적어도 나경원 전 대표가 당원의 선택을 받을 기회마저 박탈당할 이유는 없었다”며 “이 자리에 지금 함께하고 계신 안 의원에게는 최소한 대통령의 적이라는 평가를 받거나 탄핵의 선봉에 설 거라는 모함을 받지는 않아야 할 정도의 공로가 있다”고 했다. 이어 “거꾸로 공신의 자리를 왕의 비위만 맞추던 소위 윤핵관들이 차지하고 있다”며 “제가 우리 국민의힘을 윤핵관의 손에서 지켜내겠다”고 했다.
PK 지역 당원은 15만7000여명이다. 전체 당원 84여만 명 가운데 18.64%의 비율로 수도권(33.5%)과 대구·경북(21.03%)에 이어 세 번째로 당원 비중이 높다. 후보들은 저마다 부산과의 인연을 앞세우기도 했다. 울산에서 태어난 김기현 의원은 “저는 초·중·고는 부산에서 나왔고, 저희 아버지는 1960년대 경남 도의원을 하셨다. 제 아내는 부산에서 초·중·고, 대학까지 다 나왔다”고 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안 의원은 “저희 아버지가 산동네였던 (부산 진구) 범천동에서 평생 가난한 분들을 위한 의술을 펼치셨다”고 했다.
2011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근무하며 부산 명예 시민증을 받은 황 전 대표는 이날 정견 발표에 앞서 노래 ‘부산 갈매기’를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