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JP모건 "저탄소 경제는 대세…기후변화 대응 기업에 투자한다"

중앙일보

입력

JP모건자산운용 ESG 총괄 헤드 제니퍼 우(Jeniffer Wu)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JP모건자산운용 ESG 총괄 헤드 제니퍼 우(Jeniffer Wu)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활동이 돈과 직결되는 시대가 되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럽연합(EU)이 고탄소 수입품에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한국의 수출 기업도 긴장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누구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자산운용사들은 '넷제로'(6대 온실가스 순 배출량 0) 등 친환경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 2조5000억 달러(약 3158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운용하는 JP모건자산운용도 그 중 하나다. 최근 방한한 제니퍼 우 JP모건 ESG 투자 총괄을 만나 투자의 관점에서 본 기후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어느 정도인가
가뭄, 홍수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은 2022년 보험회사 추산 2700억 달러에 해당한다. 이 수치는 매년 갱신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환경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 문제, 노동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쳐 성장을 저해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21년 열파(Heat wave) 현상 때문에 전 지구적으로 4700억 시간에 달하는 잠재적 노동력 손실이 있었다고 집계했다.
지난해 9월 역대급 폭염이 닥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들판에서 말라 비틀어진 해바라기의 모습.[AP=연합뉴스]

지난해 9월 역대급 폭염이 닥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들판에서 말라 비틀어진 해바라기의 모습.[AP=연합뉴스]

JP모건은 기후변화에 얼마나 관심이 있나
굉장히 중요하다. 투자적 관점에서 기후변화는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기업이 가진 자산이 열파·홍수·해수면 상승 등에 대한 노출로 자산 가치를 잃을 수도 있고, 동시에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큰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저탄소 경제로 기조를 잡고 기술 혁신을 위한 인센티브를 책정하고 있다. 어떤 기업이 '미래의 승자'가 될지 면밀히 분석해 투자해야 한다.
구체적인 수치로 말한다면
주식과 회사채를 투자할 때 목표로 정한 수치가 있다. '넷제로'를 목표로 하는 기업에 총 운용 자산(AUM)의 45%를 배정한다. 그 외의 자금도 기후변화 문제와 무관하게 운용되지 않는다.
JP모건자산운용 ESG 총괄 헤드 제니퍼 우( Jeniffer Wu )가 6일 오후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JP모건자산운용 ESG 총괄 헤드 제니퍼 우( Jeniffer Wu )가 6일 오후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이 수익과 직결된다고 말할 수 있나
그렇게 생각한다. 저탄소 경제라는 큰 추세는 바꿀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정책적 인센티브도 준비돼 있고 시장도 자본도 준비돼 있다. 혁신은 에너지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상황이다. 농업에서도 기술 혁신을 통해 물 사용량을 줄여야 하고 의학에서도 인류가 기후 문제로부터 복원력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후 변화가 앞으로 더 극단적인 양상을 띠게 될수록 기술과 혁신을 통한 솔루션,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투자자 입장에서 그런 혁신을 이뤄낼 기업이 누구인지 옥석을 가리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저탄소 경제로 가는 과정에 한국 기업의 혁신적인 기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분야가 그렇다. 한국의 강점은 인재라고 할 수 있는데, 기업들이 인재 활용을 제대로 하는지, 인재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 부분에서 향후 인재를 흡수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에너지 시장은 석탄 의존도가 굉장히 높고 화력발전 투자 규모가 크다는 비판도 있는데
화석 연료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에너지 시나리오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탄소포집저장 기술 같은 화석연료의 단점을 낮추고 효율을 올리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고, 이런 기술을 가진 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많은 정부가 반성하듯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는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 정부가 화력발전에 투자할 때는 어떤 측면에서 필요한 결정이었을 수 있지만 이런 결정에는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결과가 따른다. 이는 다시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온다.  
지난 2017년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포리에 위치한 보령석탄화력발전소의 모습. 김성태 기자

지난 2017년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포리에 위치한 보령석탄화력발전소의 모습. 김성태 기자

전쟁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가스비 급등이 이슈다
런던에서도 가스 비용이 3배 정도 올랐다. 나도 너무 비싸서 거의 난방을 하지 않고 있다. 유럽에선 에너지 보존을 위해 네온사인을 끄고 실내 온도를 춥게 설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한국에 와서 느낀 점은 화석연료를 많이 떼서 만든 에너지를 이렇게 많이 쓸 필요가 있느냐는 점이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면 한국 기업들이 불리해질까
맞다. 유럽에서 아시아 국가 기업들의 탄소 집약도를 산출하는 기준을 만드는 중이다. 한국은 혁신 국가와 유능한 인재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 국가적 차원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 유능한 한국 인재 유출이 이뤄지지 않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게 살펴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