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달 착륙 후보지 찾고 달 지도 만들고…다누리 할 일 많네요

중앙일보

입력

2022년 8월 5일. 기억하시나요. 이날은 한국 첫 달 탐사선(궤도선) ‘다누리’가 발사 성공한 날입니다. 1992년 8월 한국 최초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발사된 지 30년 만의 일이죠. 이날 오전 8시 8분(현지시각 8월 4일 오후 7시 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다누리는 스페이스X 팰컨9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날아갔어요. 이후 145일 만에 달 궤도에 안착하며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이 됐습니다. 다누리는 어떻게 만들어져 달 탐사에 나섰을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다누리의 여정을 따라가 봤습니다.

1959년 9월 옛 소련의 루나 2호가 달에 명중하며 세계 최초로 지구 밖 천체와의 만남을 성사하고, 한 달 뒤 루나 3호가 인류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달 뒷면의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한 이래, 달은 우주 탐사 역사상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진 천체 중 하나로 꼽힙니다. 1966년엔 루나 10호(옛 소련)와 루나 오비터 1호(미국)가 차례로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고, 1969년엔 미국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역사적인 첫걸음을 디디기도 했죠. 이후 1990년부터 일본(궤도선)·EU(궤도선)·중국(궤도선·착륙선)·인도(궤도선)가 차례로 달 탐사에 성공했어요.

달 상공 100km 임무궤도를 도는 다누리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 상공 100km 임무궤도를 도는 다누리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리나라도 그동안 키워온 우주기술 역량을 토대로 2022년 첫 달 탐사선인 다누리(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KPLO)를 달 궤도에 보냈죠. 다누리는 달 100km 고도를 비행하며 달 관측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탐사선이에요. 영문명 KPLO는 ‘한국형 달 궤도선’이란 의미죠. 우주 탐사선에는 사람이 타고 가는 유인우주선부터 일정 높이 궤도를 도는 궤도선, 천체에 직접 내려가는 착륙선, 착륙 후 일부 지역을 돌아다니는 로버 등 다양한 종류가 있죠.

다누리란 이름은 2022년 1월 대국민 명칭공모전을 거쳐 정해졌어요. 2018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이름을 지을 당시 응모건수 1만287건의 6배가 넘는 6만2719건 중에서 최종 후보 10건을 추리고 전문가 심사와 국민 1000명 선호도조사를 통해 최종 결정됐죠. ‘달’과 ‘누리’를 합쳐, 달을 남김없이 누리고 오라는 의미예요.

다누리의 설계부터 제작·조립·시험·발사 및 운영까지 총괄하는 곳은 바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하 항우연)입니다. 김나호 학생모델과 이준우·최민하 학생기자는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항우연을 찾아 다누리 프로젝트를 총괄한 김대관 달탐사사업단장을 만났죠. 소중 학생기자단과 인터뷰에서 김 단장은 다양한 자료를 보여주며 다누리와 우리나라 달 탐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어요.

다누리가 촬영한 첫 번째 달 사진. 지난 8월 26일 지구로부터 약 130만km 거리에서 촬영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가 촬영한 첫 번째 달 사진. 지난 8월 26일 지구로부터 약 130만km 거리에서 촬영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는 어떻게 달에 갔을까 

달 궤도선 사업은 2016년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초기 설계에 2년, 상세 설계에 2년, 만들고 조립하고 수정하는 데 2년 반 정도 걸렸다고 보면 돼요. 다양한 시험이 필요한 설계·개발 땐 150~200명 정도, 달에 도착해 운영 중인 지금은 50여 명이 각자 역할을 맡고 있죠. 총 사업비는 2367억원으로, 다누리 본체에 가장 많이 쓰였고 그다음으로는 발사체, 나머지는 탑재체·지상시스템·2단계 사업에 비슷하게 들었어요.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성공한 점도 의미가 있습니다.”

첫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와 마찬가지로 첫 ‘한국형 달 궤도선’ 다누리도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졌어요. 국내에서만 50여 곳이 본체 개발 및 임무 설계에 참여했죠. 다누리에 실린 탑재체도 항우연(고해상도카메라)을 비롯해 한국천문연구원(광시야편광카메라)·한국지질자원연구원(감마선분광기)·경희대(자기장측정기)·한국전자통신연구원(우주인터넷)이 각각 개발했어요. 또 국제협력으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탑재체(섀도캠)를 싣고 달 궤도선 추적을 위한 70m급 안테나 포함 심우주통신망(DSN) 및 심우주항법을 지원받았죠. 심우주란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와 같거나 그보다 먼 거리의 우주 공간을 말합니다.

한국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5일(한국시간) 오전 8시 8분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5일(한국시간) 오전 8시 8분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현재 우리 힘만으로 달에 가기는 어려워요. 일단 달에 가기 위해 필요한 발사체가 국내에 없죠. 누리호는 600~800km 지구 저궤도에 1.5t급 실용위성을 안착시키는 게 목표였는데요. 최대 속도는 초속 7.5km죠. 지구 중력을 완전히 벗어나려면 초속 11.2km 이상 내야 합니다. 다누리 발사체로 선택된 미국 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는 1단부 추력이 775t으로 누리호 1단 추력(300t)의 2배 이상이고, 화성까지 4톤 무게를 보낼 수 있죠. 다누리 이전 5번의 발사 성공 경험도 신뢰도를 높였고요.”

다누리 발사 영상을 보던 준우 학생기자가 “예전 아폴로 11호가 당시 기술로 4일 만에 달에 갔었는데 훨씬 기술이 발달한 지금 다누리는 왜 4달 넘게 걸렸나요”라고 물었죠. 김 단장은 다누리의 비행 여정을 그래픽으로 보여줬어요. “달에 가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아폴로 11호처럼 바로 가는 건 직접전이라고 해서 유인 탐사에 사용해요. 우주 환경은 사람에게 좋지 않으니까 약 5일 이내로 빨리 가는 거죠. 일본의 셀레네, 인도의 찬드라얀 미션 때는 위상전이를 했어요. 지구를 긴 타원형으로 몇 바퀴 공전하면서 서서히 거리를 늘려 달 궤도로 들어가는 거죠. 다누리는 탄도형 달 전이(Ballistic Lunar Transfer trajectory·BLT)라고 해서 지구에서 태양 쪽으로 비행하다가 달로 갔어요. 멀리 돌아가다 보니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연료 소모량이 가장 적어 이 방법을 선택했죠.”

BLT는 주변에 있는 여러 천체의 중력효과를 이용해 속도를 조절하며 연료를 절감하는 방식입니다. 지구에도 중력이 있고, 태양에도 중력이 있죠. 이렇게 두 천체의 중력으로 인한 영향이 상쇄돼 균형을 이룬 지점을 라그랑주 포인트라고 해요. 여기에서 태양의 힘(섭동력)을 잘 이용하면 추력기의 에너지를 조금만 써도 쉽게 궤적을 변화시켜 달 쪽으로 방향을 틀고 지구 중력을 이용해 달 궤도로 접근, 도착할 무렵 속도를 줄일 수 있죠. 달의 공전속도와 비슷하게 접근해서 달의 중력장에 포획되면 자연스럽게 달 공전궤도를 돌게 되는 겁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라그랑주 포인트 L1은 태양 방향으로 약 150만km 떨어져 있어요. 지구-달 사이 38만km보다 약 4배 정도 멀죠. 다누리는 먼저 L1을 향해 갔습니다.

2022년 12월 24일 다누리가 달 상공 344km에서 촬영한 지구. 다누리에 탑재된 고해상도카메라(LUTI)가 촬영한 것으로 달 지표의 크레이터들과 지구가 선명하게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22년 12월 24일 다누리가 달 상공 344km에서 촬영한 지구. 다누리에 탑재된 고해상도카메라(LUTI)가 촬영한 것으로 달 지표의 크레이터들과 지구가 선명하게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는 다누리를 달로 보내기 위해 지구 중력에 잡히지 말라고 세게 확 밀어요. 이때 속도가 초속 11km가 넘죠. 근데 달에 들어갈 땐 초속 2.3km 정도 돼야 중력장에 잡히거든요. 임무궤도에 들어가려면 더 낮춰야 하고요. 다누리가 L1 근처까지 가면 한참 느려진 상태지만, 이때 속도가 계획보다 빠르면 태양 중력에 잡혀 태양 쪽으로 끌려가버려요. 그러지 않으려면 L1을 기준으로 전후로 나눠 궤적을 잘 잇도록 중간중간 궤적수정기동을 잘해야 합니다. L1을 지나 최대거리인 약 155만km 지점을 거쳐 또 한 번 궤적수정기동을 해 달에 가까워지고, 중력장에 들어가면서 점차 원궤도 지름을 줄여가면서 최적으로 맞춰 임무궤도로 진입해요. 이를 위한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을 5번 계획했는데, 1차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2차와 3차, 4차와 5차를 함께해서 3회 만에 들어갔죠.”

궤적수정기동도 잘되고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도 잘되어 계획보다 연료 소모를 더 줄인 다누리. 민하 학생기자는 어떻게 지구에서 먼 우주에 있는 다누리에게 갈 길을 알려주는지 궁금해했죠. “자동차를 주차할 때 보면 띠띠 소리가 나며 벽과의 거리를 알려주죠. 센서에서 나온 전파가 벽에 부딪혀 돌아오는 시간과 전파의 속도를 가지고 계산해서 거리를 측정하는 건데요. 이와 비슷하게 지구에서 다누리로, 다누리에서 다시 지구로 온 전파를 측정해 거리, 신호 세기에 따라 방향을 알아내요. 도플러효과를 활용해 속도를 측정하고요. 다누리가 어디 있는지 계속 센서로 기록하면서 지나온 길을 가지고 갈 길을 계산해두고 실제 기록과 맞춰보며 보정하는 일을 계속합니다. 보통 4일 정도 기록을 모아 준비하고, 해당 지점을 지나간 뒤에도 4일 정도 기록을 모아 살펴봐요.”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다누리의 임무는 

지구 중력장을 벗어나 다른 천체(달) 중력장에서 움직이는 우리나라 첫 궤도선이 되기 위해 다누리는 2022년 8월 5일 발사 이후 약 4.5개월간 594만km를 비행해 12월 27일 달 상공 100km의 임무궤도에 안착했습니다. 근월점(달-다누리 최단거리) 104.1km, 원월점(달-다누리 최장거리) 119.9km의 궤도죠. 현재 초속 1.62km로 달 극지방을 지나는 원 궤도를 118분에 한 번씩 하루에 12회 돌고 있어요. 싣고 간 연료 260kg 가운데 167kg을 사용했고, 나머지 연료로 임무를 수행하죠.

1월 말까지 탑재체 성능 확인과 오차·왜곡 조정 작업을 진행한 다누리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달 관측 및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과학연구(자기장·방사선 측정 등), 표면광물 분석을 비롯한 자원 조사,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 등에 나섰습니다. 나호 학생모델은 “다누리에 실린 탑재체 장비들이 궁금하다”며 “왜 다누리가 보내온 사진은 흑백사진인지” 질문했죠. 김 단장은 그동안 다누리가 촬영한 사진을 여럿 보여줬어요. “흑백사진인 이유는 카메라 무게입니다. 항우연이 개발한 고해상도카메라(LUTI)는 비행 중에 달과 지구도 찍고 달에서 지구도 찍고 지금은 다양한 달 사진을 찍고 있는데요. 컬러로 찍으려면 2~3kg 더 무거워져요. 이미 다누리가 계획보다 증량된 상황에서 무게를 절감할 필요가 있었죠. 또 굳이 달 표면을 컬러로 찍을 필요도 없고요.”

다누리가 촬영한 첫 번째 지구 사진. 지난 8월 26일 지구로부터 약 130만km 거리에서 촬영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가 촬영한 첫 번째 지구 사진. 지난 8월 26일 지구로부터 약 130만km 거리에서 촬영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금까지 과정이 다 잘된 것 같은 다누리지만, 위기도 있었습니다. 김 단장은 “처음 발사 예정은 2020년이었다”고 힘겨웠던 순간을 회상했죠. “원래 목표한 중량은 550kg이었는데, 여러분도 알다시피 다누리는 678kg이죠. 설계 과정에서 128kg이나 늘어난 거예요. 근데 연료탱크는 그대로니까 상대적으로 연료가 부족해진 겁니다. 임무 기간을 줄이거나, 궤도를 바꾸거나 대안을 찾아야 했죠. 앞서 흑백 사진을 찍게 된 것도 카메라 무게 때문이라고 했잖아요. 늘리기는커녕 줄여야 할 판이었던 거예요. 몇 달 동안 모든 대안을 검토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모았죠. 나사의 조언도 받고요. 그렇게 멀리 돌아가지만 연료 소모가 적은 BLT를 택하게 된 거예요. 힘들긴 했지만 가장 많이 배운 때이기도 합니다.”

우주 탐사 역사상 BLT로 달에 간 건 3번뿐이어서 후발주자인 다누리에겐 또 다른 도전이기도 했죠. 약 5개월에 달하는 긴 시간 동안 문제없이 심우주를 날아 달 궤도로 들어오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단 1도만 틀어져도 600km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어 다누리를 끊임없이 추적·소통하며 오차를 줄여 항해해야 하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첨단기술이 제 몫을 했어요. CCSDS 국제표준에 따라 개발한 심우주 탐사용 우주인터넷(DTN)을 통해 다누리는 지난 10월 28일 지구와 128만km 떨어진 곳에서 항우연이 보낸 명령을 받고 BTS의 ‘다이너마이트’를 송출하는 등 실시간 심우주 데이터 전송 테스트를 2차례 성공했죠. 또 146만~154만8000㎞ 거리에서 LUTI로 한 달(9월 15일~10월 15일)간 세계 최초 지구-달 공전 장면을 찍어 보내기도 했어요. 이들 탑재체는 달에서도 활약 중이죠.

다누리 탑재체 중 하나인 NASA 섀도캠이 최초로 촬영한 달 관측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 탑재체 중 하나인 NASA 섀도캠이 최초로 촬영한 달 관측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탑재체는 기본적으로 달 표면을 바라보게 설치돼 있습니다. 태양전지판은 태양을 따라 돌아가고요. 나사의 섀도캠은 남북극, LUTI는 착륙 후보지 등 정해진 명령과 시간대에 따라 각각 움직이죠. 24시간 동작하는 것도 있고요.” 김 단장은 다누리 모형을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보여주며 설명했습니다.

“섀도캠은 말 그대로 그림자, 어두운 음영지역을 찍는 특수카메라라 빛이 잘 드는 다른 곳에선 하얗게 찍혀요. 달의 극지는 태양빛이 도달하지 못해 영구음영지역이라고 하는데, 특히 남극은 영하 163도 이하라 물이 증발하지 않고 결정체로 존재하죠. 물은 인간의 생존에 꼭 필요한 데다 수소·산소로 분해하면 에너지도 얻을 수 있죠. 근데 물을 잔뜩 싣고 달에 가는 건 쉽지 않아요. 그래서 달에서 물을 찾는 게 중요하죠.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반세기 만에 처음 인간을 달로 보내려고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착륙 후보지를 찾는 작업도 해요.”

달 표면 전체 지도를 만드는 건 광시야편광카메라(PolCam)의 몫입니다. 달 뒷면을 편광카메라로 촬영하는 건 다누리가 처음이죠. PolCam이 확보한 영상을 분석, 달이 어떤 재료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고 대기가 없는 달 표면에서 우주 풍화(미소운석충돌·태양풍·고에너지 우주선 등에 의한 표면특성 변화)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을 살펴요. 또 자기장측정기(KMAG)로 달 표면의 자기이상을 관측하고 달 환경 조사, 달 기원과 구조 연구 등에 활용합니다. 어떻게 달에 자기장이 생겼는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거든요. 세계 최초 단일 센서 디지털 신호처리기술을 적용한 감마선분광기(KGRS)로는 달 표면에서 나오는 감마선 스펙트럼을 측정하죠. 측정 결과를 토대로 달의 지질·진화 추적 및 달 자원조사 등을 위한 감마선 원소 지도를 만들어요.

경기도 여주에 위치함 심우주 안테나. 이 안테나는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지름 35m로 200만km 떨어진 위성과 교신이 가능하다. 전민규 기자

경기도 여주에 위치함 심우주 안테나. 이 안테나는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지름 35m로 200만km 떨어진 위성과 교신이 가능하다. 전민규 기자

김 단장은 다누리가 현재 어디 있는지 궁금해하는 소중 학생기자단을 궤도선 임무운영관제실로 안내했습니다. “항우연은 다누리 항해를 수행하기 위해 국내 첫 심우주 통신용 ‘심우주지상시스템(KDGS)’을 만들었어요. 경기도 여주에 있는 심우주지상안테나(KDSA)와 이곳 임무운영센터로 구성된 시스템을 통해 달 궤도선과 통신·상태 확인·동작 제어·데이터 수신 등을 하죠.”

여주의 심우주지상안테나는 주 반사판의 직경이 35m로 국내 최대 규모인데요. 사실 이 안테나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다누리는 달을 공전하고, 달은 지구를 공전하죠. 각자 자전도 하고요. 그러다 다누리가 천체 뒤로 가거나 해서 여주 안테나와 연락이 안 될 수 있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사와 협업해 미국 골드스톤·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70m급 심우주지상안테나와 교대로 통신해 24시간 다누리를 살펴요. 비상시엔 호주 캔버라 안테나를 활용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각각의 안테나가 수신 혹은 송수신하는 모습을 살펴본 뒤 다누리의 현재 위치를 나타내는 화면으로 눈을 돌렸어요. 다누리가 달의 낮 지역을 지나고 있었죠. “지금 달 궤도를 돌고 있는 다른 나라 탐사선이 있다면 통신이 가능한가요?” 민하 학생기자가 묻자 김 단장은 고개를 저었어요. “현재 DTN은 시험용이라 우리만 싣고 있어요. DTN도 국제규약에 따르는 거라 다른 탐사선도 DTN을 싣고 인터넷 IP처럼 고유 주소를 설정하면 연결할 수 있죠. 나중엔 지구에서 와이파이를 쓰듯 우주에서 DTN을 쓰게 될 거예요.”

소중 학생기자단을 궤도선 임무운영관제실로 안내한 김대관(왼쪽에서 둘째) 달탐사사업단장이 현재 다누리 위치에 대해 설명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을 궤도선 임무운영관제실로 안내한 김대관(왼쪽에서 둘째) 달탐사사업단장이 현재 다누리 위치에 대해 설명했다.

“다누리가 달에서 새로운 발견을 한다면 우리나라 이름을 붙일 수도 있나요?” 준우 학생기자의 질문에 바로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죠. “옛날부터 달을 관찰하며 많은 지명이 생겼어요. 어두운 부분을 바다로 생각해 고요의 바다, 폭풍의 대양 등으로 불렀고, 코페르니쿠스·케플러처럼 유명한 천문학자 이름을 딴 크레이터도 있죠. 중국 창어 4호가 달 뒷면에 착륙하며 중국식 이름을 붙이기도 했는데, 우리도 새 발견을 하고 이름을 지어 국제기관에 공식 인증받으면 됩니다.”

나호 학생모델은 다누리의 수명을 궁금해했어요. “계획상 임무 수행 기간은 1년인데, 지금까지 연료를 아낀 만큼 더 길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추가 임무를 받을 수도 있죠. 일단 그러려면 고장이 안 나야 하고요. 궤도를 조정하거나 하려면 연료를 많이 사용해야 하니까 앞으로 상황을 보고 결정하게 됩니다. 연료가 소진되고 임무가 다 끝나면 다누리는 추력기 없이도 달을 계속 도는 동결궤도에 머물거나, 달에 떨어져 충돌할 수도 있어요. 지구로는 다시 못 오죠.”

다누리 이후 우리나라 달 탐사 

다누리 운영에 쓰이는 심우주지상시스템·우주인터넷 등의 기술은 다누리 임무 종료 후에도 우주 탐사에 활용됩니다. 심우주에서 항해한 기술은 향후 달뿐만 아니라 소행성 탐사에 쓰일 수 있고, 우주인터넷은 궤도선·착륙선·로버 간 통신에 적용될 수 있죠. 나사의 탑재체인 섀도캠을 다누리에 실었듯 나사와의 협업이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다누리의 뒤를 이을 탐사선을 개발하고 있나요?” 나호 학생모델이 질문했죠. “아직은 준비 단계예요. 2032년 달 착륙선, 2035년 화성 탐사 계획 등이죠. 올해 시작될 차세대 누리호(KSLV-Ⅲ) 개발 사업도 있고요. 우주 탐사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니만큼 정부에서 장기적인 정책을 세워 추진해야 합니다. 또 국제 협력도 중요하죠. 이를테면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으로 빠르면 2025년 우주인을 태우고 달에 착륙하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협정 국가로 참여해요. 여기서 우리도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고, 이는 앞으로 우주 탐사에 있어 중요한 경험이 될 겁니다.”

다누리는 고해상도카메라로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약 146만~154.8만km 거리에서 매일 1회씩 달의 공전과정을 촬영했다. 또, 9월 24일에는 15장의 사진을 찍어 달이 지구를 공전하고 통과하는 과정을 생생히 담아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는 고해상도카메라로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약 146만~154.8만km 거리에서 매일 1회씩 달의 공전과정을 촬영했다. 또, 9월 24일에는 15장의 사진을 찍어 달이 지구를 공전하고 통과하는 과정을 생생히 담아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설명을 듣던 민하 학생기자가 “왜 사람을 달에 보내야 하는지” 물었죠. 김 단장은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라며 “그 답은 늘 고민 중이며 계속 생각이 변한다”고 말했습니다. “달에 가는 이유로 헬륨3 같은 희귀 자원을 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것만이 답일까요? 코끼리 등에 탄 개미는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를 겁니다. 떨어져봐야 감을 잡을 수 있겠죠. 우리는 우주에 대해 얼마나 알까요? 달에, 화성에 가지 않으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더 큰 의미가 있더라도 알 수 없겠죠. 15세기 대항해시대가 시작되지 않았다면 지구 안에서도 서로 어떻게 사는지 잘 몰랐을 거예요. 시도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죠. 사실 지금 이렇게 달 탐사나 유인 탐사를 계획하는 건 미래 세대를 위한 거기도 해요. 지금 해둬야 나중에 활용할 수 있거든요.”

그는 학생기자단의 나이를 묻고 덧붙였습니다. “다누리 달 궤도선 사업이 시작된 건 7년 전이고, 우주 탐사 계획을 시작한 건 그보다 앞선 2007년이에요. 달 탐사에 성공하기까지 약 15년이 걸린 거죠. 지금 10대인 여러분의 나이에 대입해 보면, 여러분이 어른이 되어 한몫하기 시작할 때쯤이 됩니다. 지금은 취재를 하러 왔지만, 나중에는 우주 탐사에 직접 참여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때 여러분이 또 다른 우주 탐사의 이유를 밝힐 수도 있겠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궤도선 임무운영관제실 연구진 자리에 앉아 우주 탐사에 나서는 미래를 그려봤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궤도선 임무운영관제실 연구진 자리에 앉아 우주 탐사에 나서는 미래를 그려봤다.

이어 준우 학생기자가 “단장님은 어릴 적부터 달이나 우주에 관심을 갖고 꿈을 키우셨는지” 질문했어요. “사실 어릴 적 꿈은 전투기 조종사였어요. 항공과 우주에 관심도 많고 호기심도 많아 계속 새로운 것을 찾고 도전하며 공부하다 보니 우주 쪽으로 왔고, 인공위성 설계·개발을 하다가 달탐사사업에 합류했죠. 단장으로서는 일정 체크부터 일어날 법한 문제를 예측하고, 문제를 최소화하면서 해결하는 등의 일을 해요. 아무래도 국민 세금을 쓰는 일이니까 더 철저하게 살피죠. 다행히 다누리가 잘 운영 중이고, 국민들도 기뻐해 주셔서 만족합니다.”

다누리를 통해 본격적인 우주 탐사를 시작한 대한민국. 정부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총 2조132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발사체를 만들고, 달 착륙선을 실어 보낼 계획을 밝힌 바 있죠. 또 상반기 중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제출하는 등 올해 말 우주항공청을 설치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우주 탐사 대열의 맨 앞에 선 다누리는 먼저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에 대해 좀 더 잘 알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2시간에 1바퀴씩 달을 돌고 있죠. 밤하늘에서 달을 찾는다면 한번 달을 세로로 반 자르고 17개로 또 쪼개보세요. 그 거리만큼 떨어진 곳에 다누리가 있을 거예요.

김나호 학생모델과 최민하·이준우 학생기자(왼쪽부터)가 다누리 모형과 포즈를 취했다. 실제 크기의 3분의 1 정도다.

김나호 학생모델과 최민하·이준우 학생기자(왼쪽부터)가 다누리 모형과 포즈를 취했다. 실제 크기의 3분의 1 정도다.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이번 다누리 취재는 한마디로 ‘놀라움’이었습니다. 평소 우주에 막연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있었는데, 그 설명을 뉴스에서 보던 한국항공우주연구소 달탐사사업단장님께서 해주셨다는 것 자체가 대박이었죠. 어려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저희 눈높이에 맞춰 명쾌하게 설명해주시고 추가로 생긴 궁금증도 쉽게 알려주셔서 말 그대로 귀에 쏙쏙 박혔던 것 같습니다. 다누리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정보를 얻은 것은 물론이고,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렴풋이나마 자세히 알게 됐어요. 다누리의 위치를 파악하고 사진을 전달받는 방식은 놀라움 그 자체였죠. 다누리와 우주에 관한 경험을 얻는 인상 깊고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김나호(서울 세곡중 1) 학생모델

한국항공우주연구소 취재는 정말 특별한 기회였어요. 이번 취재를 계기로 다누리와 우주 탐사에 대한 여러 지식을 얻을 수 있었죠. 보통 하지 않았을 “단장님은 어렸을 때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았었나요?” “이 일을 하시는 게 즐거우신가요?” 이런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변해 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만약 한 번 더 다누리를 취재하라고 하면 그때도 할 거예요. 다누리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운영하시는 분들은 우리나라의 우주 탐사 영웅들이십니다.
-이준우(서울 상명사대부초 6) 학생기자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을 이끄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취재 소식에 너무나도 기뻤어요. 달탐사사업단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누리가 발사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알게 됐죠. 다누리가 무사히 달의 모습을 전하는 게 정말 신기하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흥미로운 다누리 이야기와 더불어 우리가 미래 항공우주산업을 이끌어 갈 이들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우주 탐험이 어느 때보다도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미지의 세계로 나가는 일이라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었죠. 우리나라가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이라는 사실이 더욱 자랑스러웠어요. 앞으로도 계속될 항공우주 산업의 발전이 정말 기대됩니다.
-최민하(서울 신천중 2)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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