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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알바 사라지나요?" 학교 방역지침 뜨자 전화 폭주, 무슨일

중앙일보

입력

2020년 5월 20일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로 들어가며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김상선 기자

2020년 5월 20일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로 들어가며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김상선 기자

“학교 방역 올해도 하나요?”
10일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김모(45)씨는 이런 문의 전화를 이날 하루에만 5번 받았다고 한다. 코로나19 일상 회복과 함께 새학기부터 달라지는 방역 정책에 대한 질문이다. 김씨는 “보통 새 학기가 시작하기 일주일 전부터 방역 준비를 했었기 때문에 벌써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부가 발표한 새학기 학교 방역 운영방안에 따르면 등교 시 실시했던 발열 검사와 급식실 칸막이 설치가 학교 자율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일부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방역 업무를 전담했던 ‘도우미’들의 모습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급 1만원 넘는 ‘꿀알바’ 사라질까

10일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코로나19 방역 전담인력 공고. 홈페이지 캡쳐

10일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코로나19 방역 전담인력 공고. 홈페이지 캡쳐

지난 3년간 학교에선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열 검사와 급식실, 문 손잡이 등 시설 소독을 하는 방역인력이 1~4명씩 배치됐다. 주로 지역 주민, 학부모들이 지원하는데 자기소개서에 면접까지 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방역인력 비용은 교육공무직 급여 기준에 따라 지급되는데 시급 1만원이 넘어 ‘꿀알바’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서울의 A중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방역 인력 4명을 뽑는데 20명 가까이 지원했다. 자기소개서를 받아 3배수를 뽑아 면접에 불렀다”고 말했다. 서울의 B초등학교도 “올해 2명을 뽑는 공고를 올리자마자 6명이 지원했다”라고 전했다.

한 지역 맘 카페에선 “면접에서 지원동기와 동료와 갈등이 있을 때 해결방안, 방역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며 면접 질문을 공유하기도 하고, “학교운영위원회나 학교 봉사 경험을 자기소개에서 강조해라”는 ‘꿀팁’이 공유되기도 했다.

학교 방역 자율로…환기, 소독은 계속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3학년도 새 학기 학교 방역지침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3학년도 새 학기 학교 방역지침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된 데 이어 일부 방역조치가 학교 자율로 전환되면서 방역인력의 필요성이 낮아졌다. 방역인력으로 근무해온 한 학부모는 “좋은 ‘알바’여서 3년 내내 했는데 올해도 꼭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스크를 벗으면 (방역인력이) 없어질까 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수업 중 환기, 소독과 같은 기본적인 방역 조치는 유지하기로 했다. 최대 5만8000명의 방역 전담인력과 마스크, 손 소독제, 체온계 등 물품도 계속 지원한다.

서울, 경기 등 시도교육청에선 5월까지 방역인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학교에서 방역인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선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서울의 C고등학교 관계자는 “방역 인력과 물품에 지원되는 예산은 있지만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한다”며 “실내 마스크를 벗게 됐는데 방역인력을 채용하는 게 맞는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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