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김기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안철수 의원은 물론 이른바 ‘이준석계’ 정치인까지 나서 비판하고 있다.
김 의원은 11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대권 욕심 없이 당의 안정을 이끌 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하며 탄핵을 언급한 발언을 꺼냈다. 사실상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병 당협 당원대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가한 소리다. 내년 총선을 지면 우리한테 대권은 없다”, “당 대표가 총선에서 이긴다고 해도 그 사람이 절대로 자동으로 대선후보가 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또 “울산시장 때 자기가 대선후보 되겠다고 말씀을 하셨더라구요. 그러니까 같이 해당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이른바 ‘이준석계’도 거세게 반발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대통령 꿈을 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항상 자기 자신을 갈고닦고 더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쉰넷의 김기현이 꾸던 대통령 꿈을 서른일곱의 천하람이나 예순의 안철수가 꾸면 안 되는 겁니까”라고 지적했다.
과거에 김기현 의원이 울산시장에 당선된 후 “대통령 꿈 진행 중”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것을 소환해 꼬집은 것이다.
천하람 당대표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급기야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담냐”며 “아무리 선거가 급하고, 지지율에 조급해도 그렇지 이게 여당의 전당대회에서 할 말이냐”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대통령 탈당, 탄핵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해서 본인이 안 되면 당이 절단난다고 우리 당원을 협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당원들 무시하지 말라. 그런 얕은수에 넘어가실 분들이 아니다. 정치인 머리 꼭대기에 앉아계신 분이다”라고 김 의원을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천 후보는 “솔직히 말해 안철수 후보가 딱히 현재 권력과 맞설 것 같지도 않다. 안 후보는 ‘윤핵관’이나 ‘윤안연대’라는 단어조차 사용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결기가 없으신 분인데 어떻게 현재 권력과 충돌하겠냐”라며 안 의원도 비판했다.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엄연히 같은 당 경쟁자를 향해 저 사람이 집권여당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탄핵당할 수 있다는 망상을 내놓을 수 있냐”며 “이런 말 같지도 않은 논리는 본인을 포함해 우리 당 구성원 모두를 욕되게 하는 길”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제발 생각을 더 하시고 말씀하시던가, 자신 없으면 입을 닫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