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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동북아협 머릿수 채웠나…"이해찬도 6년전 中공장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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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반도 평화경제체제의 가치를 공유하고, 미래 동북아 평화경제 공동체를 이끌어갈 최고의 경영자를 양성한다.”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가 운영하는 ‘평화경제 최고위 과정(AMP)’을 소개하는 글이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회에 걸쳐 운영한 AMP 과정이 재조명 받고 있다. 김성태 전 회장의 쌍방울그룹 핵심 임원들이 등록·수료한 사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협회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08년 설립해 이사장을 맡았다. 2020년부턴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앞서 지난 3일 이 전 부지사의 뇌물수수 등 혐의 사건 10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그룹 부회장 이모씨는 “동북아평화경제협회가 주최하는 AMP 과정을 양선길 회장과 방용철 부회장이 수료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2018년도에 양 회장과 방 부회장이 AMP 과정을 듣고 있다고 했고, 실제로 3~4개월 정도 수업을 들었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2018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집무실에서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당시 평화부지사)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있다. 경기도

2018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집무실에서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당시 평화부지사)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있다. 경기도

이씨 증언대로 김 전 회장의 핵심 측근인 양 회장과 방 부회장은 동북아평화경제협회의 AMP 과정 1기를 수료했다. 당시 쌍방울그룹에 재직했던 관계자는 “양 회장은 그룹의 대북사업을 주도하는 나노스의 대표이사였기 때문에 AMP 과정에 등록했을 것”이라며 “방 부회장도 중국 법인을 총괄하고 있었고 이화영 전 부지사와의 친분에 따라 AMP에 참여했을텐데, 비용 부담을 회사가 했는지 개인이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쌍방울에 입사한 뒤 이 전 부지사를 만난 일화도 증언했다. 그는 “2017년 이화영이 이사장으로 있던 동북아평화경제협회에서 쌍방울 중국 훈춘공장을 방문했다”며 “그때 김성태 회장 지시로 가이드를 하면서 이 전 부지사를 다시 만났고, 당시 이해찬 전 대표와 기업인 16명이 쌍방울 중국 공장에 왔었다”고 말했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와 쌍방울이 이 전 부지사가 평화부지사에 취임하기 이전이었던 시절부터 교류했다는 법정 증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쌍방울그룹 임원들이 수강했다는 1기 과정은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홈페이지에선 삭제된 상태다. 다만 2019년 3월 2기 입학식부턴 흔적이 남아있다. AMP 과정은 2018년 1기부터 지난해 8월 5기까지 매 기수마다 30~4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등록금은 13주 과정에 500만원을 책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강연자로는 이해찬 전 대표, 5선의 조정식 민주당 의원,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5기 과정에서 ▶실용주의 사상과 시대 전환 ▶태평양 경제패권의 충돌과 경제안보 ▶한반도 평화의 현실과 과제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지난 2019년 3월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평화경제 최고위과정 2기 입학식에 참석한 이해찬 이사장.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2019년 3월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평화경제 최고위과정 2기 입학식에 참석한 이해찬 이사장.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쌍방울 중국 공장 방문 등 연결고리 찾기 관건"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쌍방울의 법인카드와 법인차량 제공과 별개로, 쌍방울그룹 인사들이 AMP 과정에 참여하며 금전적 이득을 이 전 부지사 측에 제공했는지 여부도 확인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해찬 전 대표와 쌍방울 간 연결고리 찾기도 검찰의 관심사로 부상중이다.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나갈 당시인 지난해 10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는데, 당시 이해찬 전 대표(협회 이사장)의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 전 대표는 2020년 8월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퇴임한 직후 협회 이사장에 취임했다. 쌍방울 임원들이 AMP 과정을 수강할 당시 협회 이사장은 아니었지만, 이사장직을 맡기 전인 2019년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2기 AMP 과정 입학식에 참석하는 등 협회 공식 행사에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제5기 평화경제 최고경영자 과정 강사진 명단. 이해찬 이사장과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화영 전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제5기 평화경제 최고경영자 과정 강사진 명단. 이해찬 이사장과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화영 전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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