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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상품 옮기고 분류까지…로켓배송 숨은 일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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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 2일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에서 로봇이 상품을 지역별로 분류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2일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에서 로봇이 상품을 지역별로 분류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2일 오후 대구 달성군에 있는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Fulfillment Center)’. 1000대가 넘는 무인 운반 로봇(AGV)이 상품이 담긴 선반을 번쩍 들어 올렸다. 고객 수요를 예측해 주요 상품들을 진열해 놓은 선반이다.

로봇은 수백 개 제품이 놓인 최대 1000㎏의 선반을 들어 평균 2분 안에 직원에게 전달한다. ‘움직이는 선반’ 덕에 전체 업무 단계는 65% 줄었다. 기존엔 사람이 수많은 상품이 담긴 선반 사이를 오가며 직접 물건을 찾아야 했지만, 이제 가만히 서서 선반의 상품을 꺼내 바코드를 찍은 뒤 상자에 넣으면 끝이다. AGV는 주문량이 많은 공휴일을 포함해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한다. 쿠팡의 로켓배송(익일 배송)을 위한 핵심 자동화 기술이다.

상품을 옮기는 무인 운반 로봇(AGV). 최선을 기자

상품을 옮기는 무인 운반 로봇(AGV). 최선을 기자

상자에 담긴 상품은 포장을 거친 뒤 센터 1층의 ‘허브’로 내려간다. 상품을 배송 캠프로 보내기 전 최종적으로 지역별로 분류하는 곳이다. 복잡한 상품 분류 작업은 오류가 많고 직원이 힘들어해 시급이 제일 높은 일인데, 이곳에선 이 업무를 로봇이 대신한다. ‘소팅 봇’이라고 불리는 분류 로봇이다.

허브에 들어서니 수백 대의 소팅 봇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작업자가 포장된 상품을 로봇 위에 올려놓으니 운송장의 주소를 스캔해 1초 만에 출발했다. AGV와 마찬가지로 바닥의 QR코드를 읽으며 지역별 상자로 이동해 물건을 담았다. 작업자는 컨베이어 벨트에 놓인 상품을 로봇 위에 올리는 역할만 하면 된다.

대용량 제품을 옮기는 무인 지게차. 최선을 기자

대용량 제품을 옮기는 무인 지게차. 최선을 기자

박주호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장은 “사람이 운송장을 보고 직접 분류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오류가 발생하는데, 로봇은 지역을 잘못 분류할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는 상품 보관과 배송 등 서비스를 총괄하는 물류센터로, 쿠팡의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연면적 33만㎡(약 10만 평), 축구장 46개 규모로 단일 물류센터 기준 국내 최대다. 3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현재 시범 운영 중으로, 올해 하반기 본격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쿠팡이 이 센터 내부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 풀필먼트센터는 앞으로도 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배송 물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가능 지역인 ‘쿠세권’(쿠팡+역세권)의 전국화를 목표로 물류 자동화에 투자를 지속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3분기에는 2014년 로켓배송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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