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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 동원 2·8 열병식 준비…한켠선 ‘농사대책 강구’ 전원회의 소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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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이 오는 8일 군 창건 75주년 기념일(건군절)을 계기로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연말부터 (북한의) 해당 지역에 대한 차량과 인원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행사일이 다가온 만큼 좀 더 면밀하게 관심을 기울여 관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지난해 12월부터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을 포착하고 평양 김일성광장과 미림비행장 일대를 감시하고 있다. 지난 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약 30개의 병력 대열이 포착됐는데, 북한이 과거 열병식에서 한 대열을 약 300명으로 꾸렸던 것을 고려하면 9000명 정도가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미국의 소리(VOA)는 지난 5일 민간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랩스가 전날 오전 김일성광장 일대를 촬영한 ‘붉은빛’의 물체가 포함된 사진을 공개했다. 군중이 빨간색 수술과 꽃 등을 손에 쥐고 있어 인파가 운집한 곳은 위성사진에서는 붉은색의 대형 점으로 보인다는 게 VOA의 설명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와 38노스도 최근 평양 김일성광장과 미림비행장에서 군중이 ‘2·8’과 ‘75’ 등 대형 글자를 만들어낸 것을 포착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8일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추정을 내놨다. NK뉴스는 북한군이 심야 시간에 전투기를 동원한 예행연습을 진행했으며, 전투기 곡예비행을 선보이는 불꽃 에어쇼 연습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런 와중에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날 “당면한 농사 문제와 농업 발전의 전망 목표들을 토의하기 위해 2월 하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확대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고 전했다. 회의 소집을 결정한 정치국은 “당면한 농사에 필요한 해당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절박한 초미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제 제재 속에서도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미사일 도발을 지속해온 북한이 식량난에 봉착하며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난 연말 전원회의를 개최한 이후 2개월여 만에 다시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나 다소 이례적”이라며 “북한이 농업 관련 문제를 단일 안건으로 상정했기 때문에 정부는 북한의 식량 사정 및 내부 동향을 주시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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