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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106일뒤 목 맨채 발견된 中중학생…시신 위치에 中발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10월 14일 중국 장시성의 한 중학교에서 실종된 후모군(15)의 마지막 모습이 찍힌 교내 CCTV. 사진 중국신문망 캡처

지난해 10월 14일 중국 장시성의 한 중학교에서 실종된 후모군(15)의 마지막 모습이 찍힌 교내 CCTV. 사진 중국신문망 캡처

중국 장시성(江西省)에서 15세 중학생이 실종된 뒤 106일 만에 발견됐다. 당국은 자살로 결론 내렸지만 중국 공안(경찰)의 사건 처리 능력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국은 현지 경찰 업무가 “아직 미흡하다”고 인정하며 수사 결과를 뒤늦게 공개했다. 이번 사건으로 당국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또 한 번 드러났다는 평가다.

지난해 10월 14일 장시성 상라오시(上饒市)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 후(胡)모 군이 실종됐다. 이후 학교 주변에 대한 대대적 수색 작업이 진행됐음에도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8일 학교 인근 곡물 창고 내 수풀에서 창고 직원의 신고로 후군의 시신이 발견됐다. 그는 4m 높이 나무에 신발 끈을 이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고 시신은 부패해 있었다.

실종된 학생의 시신은 중학교(오른쪽 상단 초록운동장)에서 직선거리로 200여 미터 떨어진 곡물창고(가운데 왼쪽) 내 수풀에서 발견됐다. 사진 중국신문망 캡처

실종된 학생의 시신은 중학교(오른쪽 상단 초록운동장)에서 직선거리로 200여 미터 떨어진 곡물창고(가운데 왼쪽) 내 수풀에서 발견됐다. 사진 중국신문망 캡처

다음날 현지 경찰이 후군의 발견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발견 장소는 학교 기숙사로부터 직선거리로 226m에 불과했다. 경찰은 이미 4차례 해당 부지 수색을 마친 상태였다. 네티즌들은 실종 학생이 석 달 넘게 발견되지 않은 사실에 의문을 제기했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현장을 본 뒤 “아이가 옷을 거꾸로 입고 있었다”고 말한 사실이 중국 매체를 통해 전해지자 타살 의혹은 확산됐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선생님에게 살해당했다”, “학생은 희귀한 혈액형이었으며 장기 적출 후 버려졌다”는 등의 소문이 잇따랐다. 지난달 30일 후군 실종 사건은 실시간 뉴스 상위 10개 중 8개를 차지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으며 관련 뉴스의 조회 수는 3억회를 넘었다.

지난 2일 장시성 공안부가 후군 실종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중국신문망 캡처

지난 2일 장시성 공안부가 후군 실종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중국신문망 캡처

결국 2일 장시성 공안부가 공개 기자회견에 나섰다. 관영 CCTV는 공안의 발표와 기자들의 질문까지 생방송으로 전했다. 당국은 수색 작업이 일부 핵심 지역에서 충분하지 못했으며 이에 대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곡물창고는 5m의 외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내부 건물은 수색했으나 숲 면적이 9300㎡(약 2800평)에 이르렀다고 해명했다.

또 시신과 함께 발견된 소형 녹음기에 실종 전날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암시가 담긴 육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발끈은 일정 하중 이상을 견딜 수 있을 정도였으며 후군의 혈액형은 ‘O형, RH+’이었고 “장기 적출 흔적은 없었다”라고도 했다. 일각에서 ‘RH-’ 희귀 혈액으로 인한 장기 적출 범죄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한 해명이었다. 후만송(胡滿松) 공안부 부국장은 “이번 사건은 공안 업무에 여전히 결함이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수사 역량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탕런우(唐任伍) 베이징 사범대 정부관리연구원장은 “이같은 사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경우 국민들의 분노를 유발할 수 있으며 지역 경찰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안당국은 유언비어 유포가 사회질서를 교란했다며 120여 개의 허위 사실 유포 행위를 적발해 처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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