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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탄'에 액수 늘려"…3년간 12억5000만원 기부한 임실 '얼굴 없는 천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탑이 99.4도를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탑이 99.4도를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아버지가 삼계면 출신"…올해도 4억5000만원 기부

해마다 수억원을 기부해 온 전북 임실군 삼계면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4억원 넘는 거액을 기부했다.

임실군은 31일 "2021년부터 매년 4억원 안팎을 내놓은 기부자가 올해도 지난 27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4억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삼계면이 아버지 고향'이라고만 밝힌 기부자는 "고향의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2021년 3억7080만원, 지난해 4억3030만원을 각각 익명으로 기탁했다. 올해까지 3년간 모두 12억5110만원을 내놨다.

삼계면 '얼굴 없는 천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에 "평소 부모님께서 항상 어려운 사람들을 살피는 삶을 살라는 말씀을 하셔서 나눔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다 올해는 난방비 폭탄 등 물가 상승으로 취약 계층 어려움이 커진 상황을 고려해 자녀가 있는 가정에 지원금을 더 주기 위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내놓게 됐다"고 했다.

지난 8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탑에 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탑에 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부터 3년째 선행…총 12억5110만원  

삼계면 '얼굴 없는 천사'의 기탁 조건은 ▶익명을 보장해 줄 것 ▶삶에 도움이 되도록 5개월간 일정한 날에 기부 대상자에게 입금해 줄 것 ▶5개월 후 지원 결과를 점검하는 등 세 가지다. 이 외에는 어떠한 단서도 달지 않았다고 임실군은 전했다.

임실군은 '얼굴 없는 천사' 뜻에 따라 2월 말부터 저소득층 1212세대에게 기부금을 나눠줄 계획이다. 기탁 조건은 같지만, 자녀가 있는 가구에 대한 지원금은 지난해보다 자녀 1명당 10만원씩 늘었다. 자녀가 없는 저소득층에는 20만원을 한 차례 지원하고, 자녀가 1명이면 30만원, 2명은 40만원, 3명 이상은 50만원씩 5개월간 주는 방식이다.

익명의 기부자가 3년째 12억원 넘는 거액을 기부했다는 소식에 한 주민은 "앞서 두 번의 기부 소식에도 깜짝 놀랐는데, 올해는 더 큰 금액을 지역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놨다니 참 대단한 분"이라며 "요즘처럼 고물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민 임실군수는 "경제난에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큰돈을 기부해준 '얼굴 없는 천사'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부자 뜻에 따라 (기부) 대상자들에게 지원금을 소중히 전달하고, 기부자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편지도 별도로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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