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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만난 무함마드, MB 안부 물었다…UAE 이유 있는 'MB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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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했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당시 왕세자의 모습. 무함마드 왕세자는 현재 UAE대통령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UAE순방에서 대한민국에 300억불 투자를 약속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0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했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당시 왕세자의 모습. 무함마드 왕세자는 현재 UAE대통령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UAE순방에서 대한민국에 300억불 투자를 약속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때 300억 달러(약 37조원) 투자를 약속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대통령은 이명박(MB)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 MB가 2009년 프랑스로 사실상 넘어갔던 바라카 원전을 수주할 당시 수차례 설득했던 당사자가 당시 왕세자였던 무함마드 대통령이었다. 양국 관계를 상징하는 ‘형제 국가’라는 표현도 MB와 무함마드 대통령의 2009년 통화에서 처음 나온 말이었다.

윤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때도 무함마드 대통령이 MB의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여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6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무함마드 대통령이 MB의 안부를 물어보더라. MB가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다”고 말했다. 바라카 원전은 윤 대통령의 UAE 순방 기간 양국 신뢰의 상징으로 언급됐다. UAE는 지난달 바라카 원전이 그려진 자국 최고액 지폐 1000디르함(약 35만원)의 새로운 도안도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지난 16일 UAE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에서 열린 3호기 가동 기념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지난 16일 UAE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에서 열린 3호기 가동 기념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UAE 인사들은 MB의 안부를 수차례 물어왔다”며 “순방 기간 친교 만찬은 물론, 김대기 비서실장이 UAE에 특사로 갔을 때도 MB의 건강을 염려하는 말들이 오갔다”고 전했다. 국정농단 수사로 MB가 장기간 수감됐던 사실도 알고 있다는 취지였다. UAE 특사였던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의 친서뿐 아니라 MB의 친서를 들고 무함마드 대통령을 예방했다.

UAE가 MB를 특별히 여기는 이유는 뭘까. MB 자서전인 『대통령의 시간』을 보면 그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현대건설에서 근무하며 중동 왕족과 협상을 해봤던 MB는 신뢰와 우정을 중시하는 그들의 문화를 파고들었다. 회고록엔 “계산적인 서양과 달리 중동 국가는 정서와 감정, 우정을 중시한다”, “아랍 사람들은 형제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우리와 정서적으로 비슷해 무함마드에게 형제의 국가 관계를 맺자고 제안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는 표현이 나온다. 당시 무함마드 왕세자로부터 UAE 초청을 받은 MB는 참모들에게 “기업 그만두면서 세일즈는 이제 끝났나 했더니 또 하게 되네”라며 하소연 아닌 하소연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내에선 UAE 순방 과정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한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 역시 MB의 과거 모습을 일부 참고한 것이란 말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16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에서 열린 3호기 가동 기념식에 참석해 손뼉 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16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에서 열린 3호기 가동 기념식에 참석해 손뼉 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윤 대통령이 UAE에서 37조원의 투자 약속을 받아 내자 MB가 크게 기뻐했다고 전했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18일 중앙일보에 “MB가 '중동은 그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해 절대 사업적 이익만을 빼내려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향후 UAE의 37조원 투자 약속을 실현하고 양국 관계를 한층 더 격상하는 과정에서 MB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MB의 건강이 회복되면 UAE 특사 등 역할을 부탁드리려 한다”며 “워낙 뛰어난 세일즈맨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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