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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더이상 '쌀=밥' 아니다...하루에 고작 '한공기 반' 먹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국민 1인당 먹은 쌀의 양이 역대 가장 적었다. 한 사람이 하루에 약 한 공기 반만 먹었다. 한국인의 식습관이 변하면서 쌀밥을 대체하는 다른 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이 늘면서다.

쌀밥 이미지. 우상조 기자

쌀밥 이미지. 우상조 기자

20년 전보다 밥 1공기 덜 먹어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를 보면 2022년 가구 내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5.5g으로 전년(155.8g)보다 0.3g(0.2%) 줄었다. 196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역대 가장 적은 양이다. 밥 한 공기에 쌀이 100g 정도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 동안 한 공기 반 정도를 먹는 데 그쳤다는 의미다. 식당 등에서 소비하는 것도 모두 포함한 결과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1인당 쌀 소비량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년 전인 2002년만 하더라도 1인당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238.5g에 달했다. 밥 2공기가 넘는 수준의 쌀을 매일 먹었다는 의미다. 2002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쌀 소비량은 82.7g(34.7%) 감소했다. 감소 폭이 밥 한 공기에 가까운 수준이다. 쌀과 보리쌀, 잡곡, 밀가루, 콩류 등 기타 양곡을 포함한 양곡의 1인당 연간 소비량도 지난해가 역대 가장 적었다.

밥 짓는 대신 전자레인지 돌린다

식습관이 변화하면서 육류나 빵‧면과 같은 밀가루 가공식품으로 끼니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밥=쌀’이라는 공식은 점차 희미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도 “식습관 변화 등으로 쌀 소비량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밥솥 등을 이용해 가정에서 쌀을 직접 조리하는 대신 햇반과 같은 가공식품 형태로 쌀 소비를 대체하는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밥을 직접 지어 먹는 집이 줄고있다는 뜻이다. 식료품‧음료 등 사업체 부문에서 소비한 쌀은 지난해 69만1422t으로 전년(68만157t)보다 1.7%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기타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식품에서 증가율이 27.2%에 달해 전 품목 중 가장 컸다. 햇반 등 반조리 형태의 쌀밥이나 각종 냉동식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황호숙 통계청 농어업동향과장은 “1인가구는 밥을 직접 지어 먹는 것보다 햇반 등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며 “1인가구 증가세와 가구 내 쌀 소비량 감소, 가공식품 쌀 소비량 증가는 관련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지난해 쌀 소비량 발표 결과를 토대로 올해 쌀 수요량이 367만t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쌀 생산량(376만t)과 기존 시장격리 물량(계획 기준 37만t)을 고려해 농식품부는 시장격리를 이어갈지 결정할 계획이다. 다음 달 초 관련한 양곡수급안정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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