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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못 가고 도로에 고립됐다"…거센 눈발 속 출근길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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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수도권 일대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지지면서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이 출근길 불편을 겪었다. 특히 출근시간 대인 오전 7시 40분쯤 눈발이 거세지며 대중교통도 혼잡을 겪었다.

이날 오전 여의도로 출근한 직장인 조모(32)씨는 “폭설에 사람들이 지하철로 몰리면서 역마다 정차시간도 늘어나 결국 회사에 지각했다”며 “밖은 영하의 날씨에 눈까지 와서 추운데 열차 안은 인산인해라 땀도 많이 나고 평소보다 배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택시를 호출했다가 수원 대로변에서 한참을 떨었다는 권소현(29·서울 왕십리)씨는 “해가 뜨기 전까진 눈이 이렇게 많이 왔는지 몰랐다”며 “출근 시간대에 맞춰 하늘에서 함박눈이 쏟아졌다”고 한탄했다.

지각을 우려해 평소보다 일찍 출근에 나선 이들은 지각을 면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부평역에서 만난 이민혁(36)씨는 “전철 운행 지연을 우려해 30분 일찍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서울 대림동에서 을지로로 출근하는 최모(27)씨도 “지하철 입구 계단도 미끄럽고 도보도 미끄러워 통행에 방해가 됐는데, 아침밥도 거르고 일찍 나와 지각을 하지 않았다”며 “이젠 퇴근길과 내일 출근길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26일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수도권. 수원 효원육교 위에서 바라본 동수원로. 손성배 기자

26일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수도권. 수원 효원육교 위에서 바라본 동수원로. 손성배 기자

골목길 제설이 이뤄지지 않아 미끄러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버스환승센터에서 만난 회사원 박진표(54·수원)씨는 “집에서 역까지 10분 거리를 걸어오는 동안 보행로가 미끄러워 2번이나 넘어질 뻔했다”며 “광역급행버스에 좌석이 항상 모자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으로 출근한 직장인 강모(30)씨는 “출근할 때만 해도 몰랐는데 직장 근처에 다 와서 보니 생각보다 눈이 꽤 쌓여 언덕길을 오르는데 미끄러져 넘어질 뻔 했다”고 말했다.

26일 대설주의보로 폭설이 내린 인천 부평역에 스크린도어가 열려있다. 이찬규 기자

26일 대설주의보로 폭설이 내린 인천 부평역에 스크린도어가 열려있다. 이찬규 기자

이런 가운데 부평역에서는 스크린도어가 열린 뒤 닫히지 않는 등 오작동하는 일도 있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작동을 인지한 뒤 안전요원을 배치해 통제하고 긴급 수리 중”이라고 밝혔다.

자가용을 이용해 출근하는 시민들도 불편을 호소하긴 마찬가지였다. 화성에서 시흥으로 출근하는 김모(49)씨는 “평소 1시간 남짓 걸리는 출근길인데, 반도 못 가 도로에 고립된 상태”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폭설에 대비해 이날 0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로 상향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인천 8.3㎝, 김포장기 6.2㎝, 광명노온 5.7㎝, 부천원미 5.7㎝, 의왕이동 5.5㎝, 시흥 5.6㎝, 수원 3.5㎝ 등 적설량을 기록했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26일 오전 수원 광교중앙역을 향하는 시민들의 걸음. 손성배 기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26일 오전 수원 광교중앙역을 향하는 시민들의 걸음. 손성배 기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26일 인천 부평역 인근 시민들의 출근길. 이찬규 기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26일 인천 부평역 인근 시민들의 출근길. 이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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