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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도 아니면서…삼성부터 폰 포기한 LG까지 6G 경쟁, 왜

중앙일보

입력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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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가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에릭슨 등과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물론,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뗀 LG전자까지 아직 ‘아이디어 구상’ 단계인 6세대(6G) 기술 선점에 적극적이다.

25일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이동통신 업체 KDDI와 공동 진행한 5G 단독 모드(SA) 상용망 환경에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통신망을 가상 네트워크로 나눠,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2021년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LG전자는 ‘차세대 통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엔 6G 테라헤르츠 대역(155~175㎓)에서 실외 송수신 거리를 320m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2021년 100m보다 거리를 세 배로 향상시켰다. 5G·6G 등 초광대역은 주파수 도달 거리가 짧고, 송·수신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커 신호 품질과 전력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통신’에 공을 들이는 건, 향후 차세대 통신 기술이 모바일을 넘어 ‘미래산업의 열쇠’가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6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5G보다 최대 50배 빠르다. 고개를 돌렸을 때 지연 없이 구현되는 가상현실(VR) 세계, 도로 상황에 따라 즉각 제어가 가능한 자율주행차, 모든 기기가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스마트홈·스마트시티, 데이터 기반으로 공장을 자율 제어하는 스마트팩토리, 인공지능(AI) 등을 구현하는 데 핵심 기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콕 찍은 분야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2011년 삼성전자 내 5G 통신 전담조직 구성을 직접 챙겼고, 이후 2019년부터는 삼성리서치 차세대 통신연구센터에서 6G 선행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엔 ‘제1회 삼성 6G 포럼’도 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동통신 사업이 ‘반도체 신화’에 필적하는 이재용 시대의 플래그십(기함)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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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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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5G 시장은 지속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5G 시장 가치는 올해 145억 달러(약 17조9000억원)에서 연평균 11% 성장해 2026년 370억 달러(약 45조65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 5G 적용 산업 분야를 ▶스마트팩토리 등 산업·제조업(32%) ▶운전자지원 시스템(ADAS), 모빌리티 이동수단 서비스(MaaS) 등 스마트모빌리티·대중교통(25%)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18%) ▶원격의료 등 의료솔루션(15%) ▶‘초연결’ 가전(10%) 등으로 내다봤다.

학계에선 6G 기술이 2025년 표준화 논의를 본격 시작해 2028~2030년쯤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간 ‘시차’를 없애는 게 관건이다.

여운영 세종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은 단말기를 만들지 않더라도 응용 가능성이 많은 분야”라며 “LG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했음에도, 향후 스마트홈 구축을 위한 가전과 전장 분야가 정보기술(IT)에 통합될 가능성이 크므로 기술 확보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6G는 미래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단계”라며 “학계에선 지상·공중·수중 네트워크를 통합하고, 뇌파를 센싱해 브레인 컴퓨터에 전달하거나 시·청각을 넘어서 오감을 만족하게 하는 VR 등이 구현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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