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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美 전 부통령 자택서도 기밀문서 10여건 나와…바이든에겐 '물타기' 효과?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AFP=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정부 기밀문서가 이번에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사저에서 발견됐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 사저와 개인 사무실에서 부통령과 상원의원 시절 기밀문서가 잇따라 발견된 데 이어 전·현직 대통령·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CNN은 펜스 전 부통령의 인디애나주 사저에서 기밀문서 10여 건이 발견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이 변호인들에게 자택을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지난 16일 4개의 보관 상자에서 일부 기밀문서를 찾아냈다고 한다. 펜스 측은 국가문서보관소와 연방수사국(FBI)에 알렸고, FBI가 문서를 회수했다. 기밀문서 내용이나 등급, 얼마나 민감한 정보가 담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펜스 전 부통령 측은 지난 18일 국가문서보관소에 보낸 서한에서 2021년 임기 종료 후 짐을 꾸리는 과정에서 개인 물품과 함께 부주의하게(inadvertently) 박스에 담겨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밀 문건이 지난 2년간 안전하지 않은 곳에 보관돼 있었던 셈이다. 펜스 전 부통령 임기 종료 후 개인 물품은 백악관 집무실과 부통령 관저에서 버지니아주 임대 자택을 거쳐 인디애나주 본가로 옮겨졌다.

펜스 전 부통령 변호인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사건이 알려진 뒤 경각심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자신은 어떠한 기밀문서도 갖고 나오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해 왔다.

펜스 전 부통령은 바이든 기밀문서 유출 보도 직후인 지난 10일 CBS뉴스 인터뷰에서 "우리 직원들이 모든 문서를 검토했다"면서 문서 반출이 없다고 확인한다(remain confident)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4일 ABC뉴스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에 대한 법무부 수사를 비판한 뒤 인디애나 자택에 기밀문서가 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FBI는 지난해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문서 반납을 거부하자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문서를 회수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펜스 전 부통령도 재직 시절 권한을 가졌던 기밀문서를 퇴임하면서 개인 공간으로 가져나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위직들의 기밀문서 관리 관행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한 의원은 "고위직들이 기밀문서를 가지고 나오는 감염병(epidemic)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공화당 소속 펜스 부통령 자택에서도 기밀문서가 나오자 백악관은 내부적으로는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CNN은 전했다. 전·현직 대통령·부통령의 기밀문서 관리 문제로 비화하면서 '물타기' 효과를 내심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기밀문서 유출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표면적 반응을 자제하며 법적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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