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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덕 감독, 87세 일기로 별세…원년 KS 우승, 통산 707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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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OB의 초대 감독이자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 사령탑인 김영덕 전 감독(왼쪽)이 21일 별세했다. 2011년 4월 2일 두산이 프로야구 원년 우승 30년을 기념해 마련한 우승반지 전달식에서 김영덕 초대 감독과 이광환 초대 타격코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프로야구 OB의 초대 감독이자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 사령탑인 김영덕 전 감독(왼쪽)이 21일 별세했다. 2011년 4월 2일 두산이 프로야구 원년 우승 30년을 기념해 마련한 우승반지 전달식에서 김영덕 초대 감독과 이광환 초대 타격코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프로야구 최초의 한국시리즈(KS) 우승 사령탑인 김영덕 전 감독이 21일 눈을 감았다. 향년 87세.

1936년 일본에서 태어나 즈시카이세이고등학교를 나온 고인은 1956년 일본프로야구(NPB) 난카이 호크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다. 오른손 투수로서 1963년까지 활약했고, 1959년에는 일본시리즈 우승도 경험했다.

1964년 한국으로 들어온 고인은 대한해운공사와 크라운맥주, 한일은행에서 뛰며 이름을 알렸다. 또, 1970년부터는 한일은행 감독 겸 선수를 맡아 지도자 생활도 함께 시작했다.

이어 장충고와 북일고 사령탑을 거친 김 전 감독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OB 베어스의 초대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고인을 보좌했던 코치가 훗날 지도자로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김성근 투수코치와 이광환 타격코치였다.

25명의 선수단과 함께 KBO리그로 뛰어든 고인은 OB를 전기리그 1위로 이끌면서 KS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프로야구 최초의 KS에서 4승1무1패로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OB에는 박철순과 윤동균, 김우열, 신경식, 김유동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지만, 일본과 한국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김 전 감독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김 전 감독은 이때 이후 KS 우승과 좀처럼 연을 쌓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감독으로 있던 1985년 전·후기리그를 제패했지만, 1년 앞선 1984년 고(故) 최동원이 버틴 롯데 자이언츠의 벽을 넘지 못했다. 또, 마지막 삼성 사령탑 재임 시절인 1986년과 빙그레 이글스 지휘봉을 잡았던 1988~1989년, 1991년에는 해태 타이거즈를 상대로 번번이 패했고, 마지막 KS 진출을 이끈 1992년에도 다시 롯데의 아성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의 초대 우승을 이끈 구천서와 양세종, 김영덕 감독, 윤동균, 박철순(왼쪽부터). 중앙포토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의 초대 우승을 이끈 구천서와 양세종, 김영덕 감독, 윤동균, 박철순(왼쪽부터). 중앙포토

통산 KS 우승 1회, 준우승 6회의 기록을 남긴 고인은 1993년 빙그레 사령탑에서 물러나며 지도자로서의 삶을 마무리했다.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써낸 성적은 1207경기 707승20무480패. 707승은 역대 감독 최다승 7위의 기록이다. 무엇보다 차별이 심했던 재일교포 출신으로서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남긴 굵직한 발자취는 후배 사령탑들의 귀감이 됐다.

이후 2011년 두산의 초대 우승 30년을 기념하는 우승반지 전달식, 2017년 프로야구 올스타전 시구, 2018년 한화 홈 개막전 시구 등을 통해 야구팬들과 만난 고인은 이제 그라운드와 영영 작별하게 됐다.

김 전 감독의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10시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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