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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끝" 김기현의 홀로서기...이젠 '어대현' 띄운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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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7일 오후 천안 나사렛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천안 병 당원협의회 신년인사회·당원교육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7일 오후 천안 나사렛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천안 병 당원협의회 신년인사회·당원교육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린 김기현 의원이 이젠 ‘장제원 지우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 의원 측은 1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언론에 후보인 김 의원이 아닌 장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경쟁만이 부각된 것에 대한 문제 의식이 강하다”며 “앞으로는 김기현이 어떤 사람인지를 당원들에게 보여주는 행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배현진 송파을 의원의 신년인사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배현진 송파을 의원의 신년인사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은 당권 경쟁 초기부터 윤심(尹心)을 앞세워 지지율을 견인해왔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여론조사에서는 부동의 1위였던 나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에 밀려 선두그룹에 끼지 못했지만, 1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2.5%로 나 전 의원(26.9%)을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 앞섰다. 19일 발표된 리얼미터 국민의힘 지지층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는 김 의원이 40.3%로, 나 전 의원(25.3%), 안철수 의원(17.3%), 유승민 전 의원(8.1%) 등을 오차범위 밖 큰 차이로 따돌렸다.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로부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변화대사직을 해임당하는 과정에서 반윤(反尹) 이미지가 강해지자, 친윤 성향의 당원들이 김 의원쪽으로 지지를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장 의원과 나 전 의원의 신경전이 주목받으면서 김 의원 후보 자체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의원 측은 “이제 ‘장제원 대 나경원’이 아니라 ‘김기현 대 나경원’의 구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장철이 지났다”는 말로 홀로서기를 강조한 김 의원은 여론조사 상승세를 바탕으로 ‘어대현(어차피 대세는 김기현)’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19일 기자회견에서도 “연대·포용·탕평, ‘연포탕 정치’를 통해 당의 화학적 통합을 만들어 내겠다”며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장 의원의 사무총장 내정설에 대해서도 “어느 누구에게도 당직을 제안한 적 없고, 내정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양천갑(당협위원장 조수진 의원) 당원대회가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안철수, 김기현 당대표 후보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양천갑(당협위원장 조수진 의원) 당원대회가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안철수, 김기현 당대표 후보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지율 상승세인 김 의원에겐 결선투표가 최대 변수라는 게 중론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지난 전당대회와 달리 여론조사를 반영하지 않고 100% 책임당원 투표로 진행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가 승부를 다시 가리는 결선투표가 열린다. 에브리씨앤알이 14~15일 국민의힘 지지층 41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결선투표를 가정한 가상 양자 대결(김기현 대 안철수)에서 김 의원(42.8%)이 안 의원(48.5%)에게 지는 것으로 나왔다. 김 의원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현실적으론 결선투표 전략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다자대결인 1차 투표와 달리 결선투표는 무엇보다 비주류측 당원들의 반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김 의원측이 ‘장제원 지우기’에 나서는 건 이런 이유때문이다.

특히 김 의원은 경쟁자들의 ‘수도권 대표론’에 맞서 설 연휴 이후 수도권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일찌감치 ‘수도권 연대’를 통해 김장연대를 ‘텃밭연대’ 혹은 ‘영남연대’라고 공격하며 총선에서 수도권 경쟁력이 없다는 점을 비교해왔다. 15일 오세훈 서울 시장과 당권주자 중 가장 먼저 만찬을 가지며 ‘김오연대’를 통해 수도권 공략을 강화하는 제스처를 보인 김 의원은 18일 경기 지역 당협위원장 30여 명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설 연휴 직후에는 경기지역에서 제2의 출정식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김기현 의원(왼쪽 두번째)이 18일 대전 중구 국민의힘 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의원(왼쪽 두번째)이 18일 대전 중구 국민의힘 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확장성 강화를 위한 캠프 추가 인선도 예고했다. 현재 김 의원 캠프에선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며, 윤 대통령의 멘토 신평 변호사가 후원회장이다. 모래시계 프로듀서로 유명한 박창식 전 의원이 총괄선대본부장을,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대변인단 출신인 윤희석·김예령 전 대변인이 각각 공보총괄과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다. 원내에선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이철규·김정재·배현진·박수영 등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김 의원을 돕고있다. 유일호 선대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수도권 2040의 당심을 잡기 위한 새로운 인물을 후보에게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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