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맥빨, 입시곡 알려줄까?" 유출 자랑한 고3…연세대 발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세대 입시곡 유출 의혹’과 관련해 곡을 미리 알게 된 입시생이 단체 메신저 방에서 “‘인맥빨’로 알게 됐다”며 자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상현)는 2022학년도 연세대 음대 입학시험의 실기곡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직 연세대 피아노과 교수 A씨를 학원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10일 구속기소 했다. A 전 교수가 학교 측에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 레슨을 받은 입시생 B씨는 업무방해 혐의로, 이들을 소개·알선한 울산 소재 음악학원 원장 C씨와 울산대 예술대학장 D씨는 각각 학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A씨에게 다섯 번 레슨을 받은 또 다른 입시생 E씨는 유출에 가담하지 않아 참고인 조사만 받았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 뉴스1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 뉴스1

20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2021년 8월 31일 고등학교 3학년이던 B씨는 음대 입시생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 “전 곡 뭐 나오는지도 알고 있어요” “연세대 치실 거예요?” “1차곡 하나만 알려줄게요” “인맥빨(로 안다)” “프란츠 리스트” “잘 안 치는 거예요” “32분음표 첫마디” 등 입시곡을 연상시키는 메시지를 다수 전송했다. 이날은 연세대가 정식으로 입시곡을 발표하기 하루 전이었다.

유출 사실을 알게 된 연세대는 긴급회의를 열고 입시곡을 모두 변경한 뒤 수사를 의뢰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A 전 교수는 2021년 3월부터 8월까지 연세대에 알리지 않고 B학생에게 19회의 불법 피아노 레슨을 제공했다. 그해 8월 21일엔 피아노과 입시곡 선정 회의에 참여해 본인이 제안한 입시곡을 선정한 뒤 이를 유출했다.

A 전 교수에게 불법 과외를 청탁한 C원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울산대 D학장을 통해 A교수를 소개받았다. 연세대 음대를 졸업한 D학장은 A 전 교수와 동문이다.

C원장은 자신의 학원에 다니던 고3 입시생들을 상대로 연세대 교수에게 교습받길 원하는 학생을 모집하기도 했다. D학장이 2021년 3월 A 전 교수에게 “제가 아는 친한 선생님의 제자 2명이 선생님께 너무 레슨받고 싶어해요” “학생들 올라갈 때 같이 따라가서 레슨받아도 될는지요?”라며 요청하자, A 전 교수는 “그렇담 뭐 오는 김에 같이 오던가”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