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수행비서 박모씨가 캄보디아에서 체포됐다. 그는 김 전 회장과 함께 해외로 출국해 지금껏 도피생활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캄보디아 현지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씨를 체포했다. 박씨는 김 전 회장의 ‘심복’으로 불리는 인물 중 하나다. 김 전 회장과 동업자들이 쌍방울을 인수할 때(2010년) 지주회사로 내세운 레드티그리스 법인의 김 전 회장 명의 투자지분 40%를 수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김 전 회장을 포함해 해외로 도피하는 쌍방울 임원들의 항공권 예매를 지시하고 본인 역시 김 전 회장과 함께 출국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 측근들과 모두 동반 출국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박씨는 김 전 회장·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함께 태국에서 머물며 운전기사와 수행비서 역할을 도맡았다. 지난 10일 김 전 회장과 양 회장이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될 당시 그는 현장에 없었는데 이후 숙소에서 김 전 회장의 물건을 챙겨 캄보디아로 도망가다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고 한다.
박씨의 송환이 확실시된 가운데 해외에 남아있는 또 다른 쌍방울 핵심 인물로는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가 있다. 그는 김 전 회장의 매제이자 쌍방울그룹 자금 전반을 관리하는 ‘금고지기’로 알려졌다. 지난달 초 태국에서 체포됐지만 불법 체류를 인정하지 않고 송환 거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수원지방검찰청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19일 오전 김 전 회장에 대해 사기적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법위반과 회사 자금 횡령, 비상장 회사에 대한 부당지원 등 배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 대북송금을 위한 외국환관리법위반,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