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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부부 설 연하카드에 ‘세종 할머니 글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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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윤석열 대통령 부부 설 연하카드에 사용된 홍 할머니의 서체.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설 연하카드에 사용된 홍 할머니의 서체. [사진 대통령실]

설 명절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국민 1만5000여 명에게 보낸 연하(年賀)카드에 한글 만학도 홍죽표(79) 할머니의 서체가 사용됐다. 세종시에 사는 홍 할머니는 2021년 세종시 산하 인재육성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문해(文解) 교육 서당’에서 한글을 배웠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각계 원로와 주요 인사 등에 보낸 신년 연하장엔 경북 칠곡군 한글 교실에서 글씨를 배운 할머니들의 ‘칠곡할매글꼴’을 사용한 바 있다.

대통령 설 연하카드 서체의 주인공인 홍 할머니는 2021년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한 ‘성인 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전의향교 소속이던 신복순(당시 81세) 할머니와 함께 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홍 할머니는 ‘시집가던 날’이라는 제목의 시화를 제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에는 ‘우리 두 사람 인연 맺어 꽃길을 가네’ ‘팔십년 긴 세월 당신과 함께 흘린 땀 방울 인생 말미’ 등 할머니 인생이 담겼다. 할머니의 시는 예쁜 글씨체로 시화전 심사위원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홍죽표 할머니가 세종시 ‘찾아가는 문해 교육 서당’에서 한글을 공부하는 모습. [사진 세종시]

홍죽표 할머니가 세종시 ‘찾아가는 문해 교육 서당’에서 한글을 공부하는 모습. [사진 세종시]

세종시는 홍 할머니 글씨체를 바탕으로 그해 7월 디지털 서체를 개발, 12월 글씨체를 완성했고 이름을 ‘세종글꽃체’라고 붙였다. 홍 할머니 글씨체는 꽉 찬 네모꼴 형태로 둥근 형태의 맺음과 맺음이 얇아지는 게 특징이다. ‘ㅁ’의 필기감이 돋보이고 ‘ㄹ’을 크고 각지게 쓴다는 게 독특한 점이다. 홍 할머니는 자신의 서체 저작권을 세종시에 기부했다.

홍 할머니의 글씨체인 ‘세종글꽃체’는 상업용이 아니라면 누구나 세종시 누리집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세종글꽃체에는 한글 1만1172자와 영문 94자, 특수문자 986자, 세종시 상징물 특수문자(캐릭터·CI) 21자가 지원된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연하카드와 함께 보낸 설 선물은 농수산물 소비 촉진과 지역 화합을 바라는 의미에서 떡국 떡(경북 의성)과 곱창김(전남 신안)·황태채(강원 인제)·표고채(충남 청양)·멸치(경남 통영)·홍새우(인천 옹진)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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