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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야’에서 ‘풍년’으로…14년 만에 바뀌는 서울 지하철 음악

중앙일보

입력

시민들이 출퇴근길 등 평소 서울 지하철을 환승할 때마다 들었던 익숙한 국악 음악이 14년 만에 바뀐다. 13일 서울교통공사(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1~8호선 환승 안내방송 배경음악이 기존 ‘얼씨구야(작곡 김백찬)’에서 ‘풍년(작곡 박경훈)’으로 새롭게 변경된다.

지난해 12월23일 서울 3호선 구파발역에서 승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2월23일 서울 3호선 구파발역에서 승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풍년은 오는 16일부터 순차적으로 각 열차에서 들릴 예정이다. 풍년은 국립음악원이 공사에 무상으로 제공한 음악으로, 국악아카이브 누리집(http://archive.gugak.go.kr/portal/detail/searchAudioDetail?clipid=48039&system_id=AA&recording_type_code=A)에서 들을 수 있다. 경기 민요 ‘풍년가’를 소재로 했으며 단순하면서도 흥겨운 곡조로 재해석한 음악이라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공사는 지난해 10월12일 누리집을 통해 환승 안내방송 배경음악을 변경하겠다고 공지했다.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가 서울교통공사로 통합된 지 5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고,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하겠다면서다. 총 5곡이 후보군에 올랐고, 공사는 12일부터 2주간 시민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9379명의 시민이 참여한 선호도 조사 결과 풍년이 2488표(26.53%)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 이어 ‘발걸음(작곡 박경훈)’이 2082표(22.20%), ‘바람따라 물결따라(작곡 손다혜)’가 2000표(21.32%) 순이었다. ‘맑은 날(작곡 김상훈)’은 1615표(17.22%), ‘여행(작곡 손다혜)’은 1194표(12.73%)였다.

유명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에서 영국인 작곡가인 출연자가 '얼씨구야' 음악에 보인 반응(왼쪽). 오른쪽은 안무가 조나 아키가 얼씨구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사진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 캡처]

유명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에서 영국인 작곡가인 출연자가 '얼씨구야' 음악에 보인 반응(왼쪽). 오른쪽은 안무가 조나 아키가 얼씨구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사진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 캡처]

귀에 익은 얼씨구야는 은퇴

기존 배경음악인 얼씨구야는 열차에서 물러난다. 작곡가 김백찬씨의 얼씨구야는 지난 2009년 3월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당시 1~4호선을 운영하던 서울메트로가 열차에 도입한 안내방송 음악이다. 이후 서울시가 열차 내 환승 안내방송 배경음악 표준화를 진행하면서 지난 2012년부터는 5~8호선에도 얼씨구야가 들렸다.

시민들의 발이 돼 준 열차 안에서 14년 동안 들렸던 만큼 얼씨구야는 서울 시민들의 귀에 익다. 그만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트로도 자주 활용됐다.

55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에선 지난 2016년 3월9일 영국인 작곡가인 한 출연자가 얼씨구야를 듣고 보인 반응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당시 이 출연자는 “이건 아예 노래잖아”라며 놀라워했다. 미국인 안무가 조나 아키(Jonah Aki)도 얼씨구야 음악을 배경으로 한 춤 영상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해 누리꾼들의 반응을 끌어냈다.

안창규 서울교통공사 승무본부장은 “얼씨구야처럼 풍년도 지하철 환승 안내방송 배경음악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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