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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워야할 방역 모범국 공격...한·일은 그들 경고 무시하라"

중앙일보

입력

'방역 모범국' 한국과 일본은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대중국 검역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는 요지의 오피니언이 블룸버그통신에 실렸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기어로이드 라이디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휩쓸고 있는 중국은 코로나19 정책에서 가장 배울 점이 많은 두 나라를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중국발 여행객 검역 강화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과 일본 국민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경유비자 면제도 잠정 중단했다. 지금까지 중국발 입국자 검역을 강화한 나라는 한국·일본을 포함해 최소 19개국에 이르지만, 중국은 한·일 두 나라에만 선별적으로 이런 조치를 취했다.  

지난 8일 중국 상하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사람들. EPA=연합뉴스

지난 8일 중국 상하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사람들. EPA=연합뉴스

배워야 할 두 나라에 보복한 中

라이디는 이에 대해 "중국은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정책 폐기로 바이러스 통제 불능 상황이지만,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려는 (다른 나라의) 시도조차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제 세계가 바이러스와 함께 살길 원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극단적인 코로나19 정책을 편 중국에 제3의 정책을 편 한국과 일본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코로나19 접근법은 '제로 코로나' 혹은 모두가 코로나19에 걸리는 두 가지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발 입국자들이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발 입국자들이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비해 한·일 두 나라는 바이러스 '제로'를 목표로 전면 봉쇄를 하지도, 모든 방역 조치 해제를 통한 집단면역을 추구하지도 않았다. 대신 한국은 집단 검사, 일본은 접촉 추적을 강화하며 경제 활동을 유지했다. 또 중국과 달리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mRNA(화이자·모더나 등) 백신을 들여와 적극적인 접종 캠페인을 벌였다.

이런 노력으로 두 나라는 최악의 바이러스 피해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10일 기준 코로나19 치명률은 한국 0.11%, 일본 0.20%로, 세계 평균(1.03%)과 미국(1.09%)·영국(0.88%) 등 주요국보다 낮다.

라이디는 또 "중국은 특히 코로나19에 관해 신뢰를 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며 중국발 여행객 검역 강화가 타당하다고 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집계 축소 의혹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25일부턴 아예 신규 감염 통계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구에선 예측 모델링을 기반으로 올해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억~9억 명, 사망자는 100만~170만 명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에도 "중국은 여전히 코로나19 사망자 수 등을 축소 보고하고 있다"며 투명한 데이터 공개를 촉구했다. 라이디는 중국의 이웃인 두 나라는 겨울철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확산이 의료 체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음성 증명서 요구하는 中의 이중 잣대   

라이디는 중국의 한·일에 대한 보복 조치는 '이중 잣대'라고도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 8일부터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와 공항에서의 코로나19 검사를 폐지했지만, 여전히 중국에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게 출발 전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은 다른 나라들의 중국발 입국자 검역 강화에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라이디는 "중국은 2020년에도 자국의 문은 잠근 채 중국발 여행객을 제한하는 다른 나라들의 조치는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상하이발 승객들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증명서를 제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8일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상하이발 승객들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증명서를 제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또 그는 중국이 검역 보복 조치에서 일종의 '갈라치기'를 하고 있는 점도 짚었다. 중국은 10일 미국의 우방국인 호주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면서 일본에 대해선 "2차 세계대전 당시 호주를 침공한 일을 아직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한·일과 마찬가지로 중국발 입국자 검역을 강화한 미국엔 오히려 항공편 운항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일의 대중국 검역 조치가 미국에 비해 강한 점을 고려해도 중국의 이런 차등 조치는 한·미·일 균열을 노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라이디는 한·일은 현재의 대중국 방역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은 코로나19가 중국의 많은 지역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말하지만, 중국 최대 명절 춘절(1월 22~27일)을 계기로 중국의 더 많은 지역에 바이러스가 계속 번질 수 있다"며  
"적어도 지금으로선 한국과 일본은 중국의 경고를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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