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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들 “서울 침투한 북 무인기 이란제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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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자폭 무인기 샤혜드(Shahed)-136. 밀리터리 투데이 홈페이지

이란의 자폭 무인기 샤혜드(Shahed)-136. 밀리터리 투데이 홈페이지

지난달 말 한국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들이 이란에서 북한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선임국장은 1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달 말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 등 한국 영공을 수시간 비행하고도 한국 군에 격추당하지 않은 북한 무인기들이 이란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고스 국장은 “북한은 1990년대부터 무인기 기술을 연구해왔지만 최근 우리가 본 것과 같은 비행시간과 회피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따라서 북한은 오랫동안 국방기술 협력국인 이란으로부터 받은 무인기나 무인기 기술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2014년과 2016년, 2017년에도 한국 영공에 무인기를 띄웠으나 모두 추락한 상태로 발견된 것을 고려하면 이번 북한 무인기들의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고스 국장은 “이란은 샤혜드(Shahed)-136 등 자폭 무인기와 모하제르(Mohajer)-6와 유사한 정찰과 공격용이 합쳐진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 무인기들은 비행시간이 길고 러시아의 위성항법시스템(Glonass GPS) 또는 심지어 미국의 위성항법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공군이 무인기들을 추적하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비행 중에 경로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 무인기들은 공중에서 경로를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랜드연구소(RAND)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RFA에 북한이 이란에서 무인기 기술을 얻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 무인기가 추락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무인기가 추락하거나 격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는 확인할 수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안보정책센터(Center for Security Policy)의 스티븐 브라이엔 선임연구원 역시 홍콩의 아시아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이란 무인기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키이우 상공서 포착된 이란제 자폭드론 샤헤드-136. 로이터=연합뉴스

키이우 상공서 포착된 이란제 자폭드론 샤헤드-136.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이란제라면 한국 군이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이유가 설명된다”며 “이란의 자폭 무인기 샤혜드(Shahed)-136은 충분한 비행거리(1800~2500Km)와 비행시간(6~8시간)을 보유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북한의 이란제 무인기 사용은 한국 내 미군기지가 새롭고 중대한 위험에 노출됐다는 뜻이라며 미국 전략자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란 무인기를 사용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미국이 최근 발표한 이란 무인기 제조사에 대한 제재가 이란과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1월과 지난 6일 러시아 군이 사용하는 무인기를 생산하는 이란의 샤히드 항공산업 연구센터와 이란 무인기 공급업체 '쿠드스 항공산업'(QAI)의 경영진 2명과 이사 4명 등을 제재한 바 있다.

한편 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당시 우리 영공을 침범해 수도권 서부 및 북부지역 등을 날아다녔던 5대의 북한 소형무인기 중에서 서울에 진입했던 1 대가 당시 P-73의 북쪽 끝 일부를 지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합참이 지목한 비행금지구역은 P-73으로 문재인 정권때까지 청와대를 중심으로한 8.3㎞로 설정됐다가 대통령실 인근인 전쟁기념관 반경 3.7km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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