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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땅파는 수사관에 "삽 좀 줘봐라"…경찰에 훈수까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6일 오후 경기도 파주 공릉천변에서 검찰 관계자들에게 시신을 매장했다고 진술한 부근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6일 오후 경기도 파주 공릉천변에서 검찰 관계자들에게 시신을 매장했다고 진술한 부근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이기영(31)이 6일 검찰과 동행해 동거녀 시신 수색 현장을 검증했다. 이날 현장검증에서는 이기영은 자신이 시신을 매장했다고 진술한 부근을 손으로 가리켜 검찰 관계자들에게 위치를 알려줬다. 또 자신이 지목한 하천변에 서서 땅을 파는 손짓에, 몸짓까지 섞어가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오후 4시50분쯤 이기영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관계자들과 함께 동거 여성을 매장했다고 자백한 파주시 공릉천변에 도착했다. 검찰 관계자들은 이기영과 약 20분간 현장을 둘러본 후 떠났다.

채널 A에 따르면, 이날 수의를 입고 포승줄에 묶인 이기영은 수사관들에게 둘러싸여 동거 여성 시신을 땅에 묻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때는 (땅의 경사면이) 직각이었어요. 그래서 그걸(측면을) 제가 파낸 거죠. 이 안에다 (시신을) 넣고”라고 말했다. 시신 유기 당시에는 땅이 비탈 형태가 아닌 계단 모양의 직각 형태였다는 설명이다.

이기영은 “땅 위쪽에는 풀뿌리가 많아 측면을 파낸 뒤 시신을 넣고 흙을 덮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갑을 찬 손으로 땅을 파는 손짓을 하고 특정 장소를 가리키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기영이 6일 오후 시신을 매장했다고 진술한 경기도 파주 공릉천변에서 땅을 파는 수사관을 지켜 보고 있는 모습. 사진 채널A 캡처

이기영이 6일 오후 시신을 매장했다고 진술한 경기도 파주 공릉천변에서 땅을 파는 수사관을 지켜 보고 있는 모습. 사진 채널A 캡처

또 이기영은 답답하다는 듯 땅 파는 수사관을 향해 “삽 좀 줘봐라”, “삽을 반대로 뒤집어서 흙을 파내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이기영은 “딱 루프백이 들어갈 정도로 땅을 팠다”며 구체적으로 진술했지만, 수색은 진척이 없었다.

특히 시신 유기 사흘 뒤 집중호우가 온 탓, 깊게 묻지 않은 시신이 한강으로 떠내려가는 등 유실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이에 경찰은 하천 하류까지 수색작업을 확대하고 시신 무게와 유속을 따져 추가 수색 지점을 탐색한다는 계획이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7∼8일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동거하던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공릉천변에 유기했다. 12월 20일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가 난 60대 택시 기사를 합의금을 준다며 집으로 데려와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5일 경기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에서 택시기사와 동거여성을 살해한 이기영이 시신을 유기했다고 지목한 장소에 대한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5일 경기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에서 택시기사와 동거여성을 살해한 이기영이 시신을 유기했다고 지목한 장소에 대한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송치 전날인 지난 3일 이기영은 동거녀 시신 유기 방법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며 파주시 공릉천변의 구체적인 장소를 매장 위치로 지목한 바 있다.

경찰은 굴착기와 수색견 등을 투입해 3일간 현장을 집중적으로 수색했으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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