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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차에서 게임을 해야 하지?”…모빌리티와 게임이 만난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엔비디아는 CES 2023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현대자동차·폴스타·BYD 등 완성차 업체에 제공힌다고 발표했다. 사진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CES 2023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현대자동차·폴스타·BYD 등 완성차 업체에 제공힌다고 발표했다. 사진 엔비디아

“왜 자동차 안에서 게임을 해야 하지?”

이달 5~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3’를 찾은 관람객들은 이런 질문을 가장 먼저 던지게 될 것 같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와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다퉈 자동차 내 게임(In-Car Gaming)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서다.

자율주행 전기차용 시스템 반도체와 플랫폼을 만드는 엔비디아는 4일(현지시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지포스 나우’를 현대자동차·폴스타(볼보의 전기차 브렌드)·BYD 등 완성차 업체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BMW는 CES 2023에서 유럽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에어콘솔'과 함께 올해 7시리즈 차량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BMW

BMW는 CES 2023에서 유럽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에어콘솔'과 함께 올해 7시리즈 차량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BMW

지포스 나우는 세계 1위 그래픽카드 업체이기도 한 엔비디아가 각종 PC 게임을 클라우드에서 접속해 즐길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세계 최대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인 ‘스팀’과 연동된다. 온라인으로 게임을 산 뒤 자신의 라이브러리에 보관하다가 다양한 기기로 플레이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TV나 태블릿PC 등에서 게임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동차에서도 가능해진 것이다. 지포스 나우가 구현되는 완성차 업체들은 앞으로 엔비디아의 미래 자동차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우디가 CES 2023에서 선보인 가상현실(VR) 게임 홀로라이드. 차량의 움직임에 따라 뒷자리 승객이 VR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사진 아우디

아우디가 CES 2023에서 선보인 가상현실(VR) 게임 홀로라이드. 차량의 움직임에 따라 뒷자리 승객이 VR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사진 아우디

BMW도 CES 2023에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계획을 내놨다. 유럽 게임 플랫폼 ‘에어 콘솔’과 손잡고 올해부터 플래그십(최고급) 세단인 7시리즈에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아우디는 한발 더 나아가 차 안에서 가상현실(VR) 게임을 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를 발표했다. 자회사인 ‘홀로라이드’가 개발했는데, 뒷좌석 승객이 VR 기기를 쓴 채 차량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주선 게임을 하다가 타고 있는 차가 우회전을 하면 그 움직임이 VR 기기 내에서 구현되는 식이다.

차량 내 게임 서비스의 ‘원조’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일찌감치 장착했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에 게임 메뉴를 만들어 제공한다. 지금까지는 단순한 고전 게임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 게임, PC 게임도 가능해진다. 테슬라는 지난달 ‘홀리데이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차량에 스팀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차 안에서 게임을 해야 하는 이유는 조금 달라졌다. IT 업계와 모빌리티 업계는 몇 년 전만 해도 자율주행이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믿었다. 운전할 필요가 없어지면 ‘차 안에서 즐길(In-Vehicle Entertainment)’ 콘텐트가 필요하다는 상상이었다. 하지만 올해 CES에서는 양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일부 모델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스팀'의 게임을 차 안에서 즐길 수 있게 했다. 사진 테슬라 트위터

테슬라는 지난달 일부 모델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스팀'의 게임을 차 안에서 즐길 수 있게 했다. 사진 테슬라 트위터

예상보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속도가 더디고, 전기차를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결국 전기차 운전자가 차를 충전하는 동안 ‘시간을 때울 오락거리’가 필요해진 것이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고해상도로 발전한 데다, 운전석 주변은 물론 뒷좌석과 지붕까지 장착되는 트렌드도 큰 역할을 했다. 자동차의 시스템 컴퓨터가 전용 게임기나 PC 못지않게 고성능으로 발전한 것도 한 이유다.

TV 대신 자동차 내놓은 소니

일본 전자 업체인 소니는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미디어 간담회에서 매년 내놓던 TV 대신 자동차를 공개했다. 2020년 ‘비전S 콘셉트’, 지난해 ‘비전S-02 콘셉트’라는 전기차 실물을 보여준 소니는 올해 전략을 더 구체화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중앙홀에서 열린 소니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미즈노 야스히데 소니혼다 모빌리티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아필라(AFEELA)의 프로토타입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중앙홀에서 열린 소니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미즈노 야스히데 소니혼다 모빌리티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아필라(AFEELA)의 프로토타입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즈노 야스히데 소니혼다 모빌리티 최고경영자(CEO)는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모빌리티를 통해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와 게임이 결합하는 단계를 넘어 타고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라는 정체성을 부여한 셈이다.

이날 프로토타입 차량을 공개한 소니혼다 모빌리티는 2025년 사전 계약과 양산에 돌입한 뒤 2026년 북미 시장에 첫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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