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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마지막 선물" 이기영 이 말에…전문가 "센 척 허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지난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지난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진술을 번복한 데 대해 "자신의 입을 통해 경찰의 수사가 좌우되는 상황을 즐기는 측면이 있다"는 전문가 해석이 나왔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5일 오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기영이 동거녀 시신을 유기한 장소와 방법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는 이유를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또 "검찰에 송치 되기 전 (경찰에) 나름대로 성의를 표시하려는 목적도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이기영은 시신을 유기했다고 최초 진술한 지점에서 3km 떨어진 곳에 시신을 묻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경찰에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곽 교수는 "허세를 부린 것"이라고 했다.

곽 교수는 "자신이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사건 해결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모습으로 포장하려는 것"이라며 "센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욕망이 숨어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강도살인 행위를 저질렀지만 상당히 여러 사람을 죽인 연쇄살인범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고 덧붙였다.

가족에게 자신의 범행이 알려지는 걸 극도로 꺼린 이기영의 모습을 "굉장히 이중적인 인격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곽 교수는 "가족이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자기의 나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하면서 범죄 현장에서 피해자에게는 끔찍하고 폭력적인 몹쓸 짓을 했다"고 말했다.

이기영은 지난 4일 검찰에 송치 과정에서 패딩 점퍼 후드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착용해 실물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경찰은 이기영의 얼굴 공개를 위해 마스크 미착용을 권했지만, 이기영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신의 범행을 가족이 알게 되는 걸 꺼려서다. 경찰에는 수차례 "부모에게 범행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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