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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가뭄 광주, 영산강 물 끌어온다…발전용수·지하수까지 '영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역대 최악의 가뭄을 겪는 광주광역시가 제한급수를 막기 위해 대체 수원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전력 생산 용수, 지하수까지 끌어와 당장 급한 불만 끄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가뭄에도 대비하겠다는 생각이다.

바닥 드러난 광주 식수원 동복호. 연합뉴스

바닥 드러난 광주 식수원 동복호. 연합뉴스

4일 광주광역시 등에 따르면 지역 주요 상수원인 동복댐과 주암댐 저수율은 이날 기준 각 25.12%, 28.5%다. 가뭄이 이어지면 오는 3월 제한급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광주시는 전망했다.

영산강 용수확보위한 관로설치 5일 착수
광주시는 대체 수원 확보를 위해 영산강 덕흥보 주변 물을 취수해 정화하기로 하고 관로를 설치한다. 현재 덕흥보 주변에서 동구 선교마을(교동교)까지 관로(16.23㎞)가 설치돼 있다. 광주시는 여기에다 용연정수장까지 2㎞구간만 관로를 새로 설치하면 영산강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업에는 35억원이 투입된다. 관로 설치 작업은 5일 시작한다. 공사는 관로 연결, 가압펌프 설치 등 2단계로 추진해 4월 말이나 5월 초 마무리될 전망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영산강 물은 정화한 다음 생활용수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이런 식으로 하루 5만t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민 하루 물 사용량은 50만t에 달한다. 영산강 물은 현재 3급수다.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으로 만든 보는 죽산보와 승천보다. 이들 보는 개방된 채 수년째 방치돼 있다. 덕흥보는 4대강 사업과 관련이 없다.

보성강댐 발전수, 생활용수로 활용 
정부도 대체 수원 확보에 힘을 보탠다.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주암댐 상류에 있는 보성강댐 발전용수를 광주시 생활·공업용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보성강댐에서 줄어드는 전기는 아직 물이 많은 소양강댐(한강수계)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1937년에 준공된 보성강댐 저수량은 약 570만t이다.

지하수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동복댐 주변에 새 관정을 설치하거나 화순군 내 기존 관정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하루 약 2만t의 용수를 확보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지하수 활용을 위해 화순군과 지질조사 등을 협의하고 있다.

여수·광양 등 동부권 산단 내 공업용수도 절수에 적절히 활용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연말 가뭄 대책 긴급 점검과 대응 강화 회의에서 여수·광양산단 입주 기업 공장 정비 시기를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조정하고,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보유한 해수담수화 시설을 최대한 활용키로 했다.

광주시는 시민 물 절약을 호소하고 있다. 물 절약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지난해 11월 넷째 주 물 사용량은 6.2%, 12월 넷째 주는 8.9% 감소했다. 하지만 다섯째 주에 다시 6.4% 감소에 그쳤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민 모두 물 부족에 경각심을 갖고 절수 운동에 참여한다면 가뭄 위기를 잘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2~24일 광주·전남 지역에 40㎝ 안팎의 많은 눈이 내렸지만, 강수량으로는 7.4㎜에 불과해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시청 공무원들이 물 절약 실천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 광주광역시

강기정 광주시장과 시청 공무원들이 물 절약 실천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 광주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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