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中랴오닝함 '아슬아슬 작전'...美 괌기지 300해리까지 접근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랴오닝 항모전단. 사진 바이두 캡처

중국 랴오닝 항모전단. 사진 바이두 캡처

중국 랴오닝함 항모전단이 지난 25일을 전후해 태평양 미군 괌 기지 인근 해역에 출현했다. 중국 항공모함이 미국령 괌까지 접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에 대규모 군사 원조를 포함한 미국 국방수권법(NDAA) 통과에 대한 반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은 일본, 대만에 이어 미국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서태평양에서 훈련 중인 랴오닝함 항모전단이 미 핵심군사기지인 괌 인근을 항해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고 30일 보도했다. 랴오닝함을 비롯한 055형 구축함, 052D형 구축함, 054A형 호위함, 901형 종합보급함 등 항모전단 6척이 기동했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 항모전단이 괌 인근 300해리(555km)까지 근접했다고 밝혔다. 사진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캡처

일본 방위성은 중국 항모전단이 괌 인근 300해리(555km)까지 근접했다고 밝혔다. 사진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캡처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항모전단은 괌에서 300해리(555㎞) 떨어진 해역까지 근접했다. 영해는 12해리(약 22㎞), 경제적 주권이 미치는 수역인 배타적 경제수역은 200해리(370km)다.

랴오닝함의 경우 전투 반경은 400~500해리(740~926㎞)로 평가되고 있다. 탑재 전투기인 젠(J)-15의 경우 공격 반경은 600해리다. 중국군이 랴오닝함의 전투 거리와 국제법을 감안해 접근 반경을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4월 13일(현지시간) 괌 앤더슨 공군 기지. 앞에서부터 MH0-60S 다목적 헬기, RQ-4 글로벌호크, MQ-4C 트리톤, B-52 스트래토포트리스(5대), KC-135 스트래토탱커(6대)가 활주로에 배치돼 있다. 사진 미 태평양공군

2020년 4월 13일(현지시간) 괌 앤더슨 공군 기지. 앞에서부터 MH0-60S 다목적 헬기, RQ-4 글로벌호크, MQ-4C 트리톤, B-52 스트래토포트리스(5대), KC-135 스트래토탱커(6대)가 활주로에 배치돼 있다. 사진 미 태평양공군

항모전단은 지난 23~25일 서태평양을 남하해 괌 서쪽 해상에 도착한 뒤 동쪽으로 회항했으며 26일 대만 동쪽 해안으로 돌아왔다.

23일 미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에 최대 100억 달러(12조 6000억원)의 안보 지원과 무기 조달 등을 포함한 2023 회계연도 미 국방수권법에 서명한 날이다. 항모전단은 미국이 대만 군사 지원을 공식 승인한 날 괌으로 향하는 작전에 들어간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훈련으로 괌 도달 능력을 과시한 랴오닝함 외에도 인민해방군 중거리탄도미사일 둥펑(DF)-26과 훙(H)-6K 전략폭격기도 괌 기지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쑹중핑(宋忠平) 군사평론가는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랴오닝함의 훈련은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해상에 대한 통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군이 본토를 공격하거나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 한 중국이 괌 미군 기지를 공격하는 일은 없겠지만 잠재적인 미국의 도발에 대한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 강화를 잠재적 도발로 판단, 전략폭격기와 핵추진잠수함 등이 배치된 괌 기지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어 26일 중국군은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중국군 군용기 71대를 동원해 대만 영공과 해상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 중 47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고 중국군 군함 7척이 대만해협 주변에서 활동했다.

교도통신은 랴오닝함이 항모전단이 서태평양 해역에서 17일부터 29일까지 260여 차례 전투기와 헬기의 이착륙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30일, 중국 최초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서태평양에서 20여 일간의 훈련을 마치고 산둥성 칭다오항으로 복귀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

지난해 12월 30일, 중국 최초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서태평양에서 20여 일간의 훈련을 마치고 산둥성 칭다오항으로 복귀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

앞서 항모전단은 일본이 ‘반격 능력’ 보유를 선언한 지난 16일에도 일본 오키나와 해역을 지나 태평양으로 기동했다. 역시 중국과 북한의 군사력 강화에 대응해 적 미사일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전력 증강을 선언한 일본 정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였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사령부는 “미국과 대만의 결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육·해상 전력 간 전투 경보 시스템과 연합 타격훈련이 ‘기록적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