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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1호 먹는 치료제 '조코바' 눈물..."도입 안한다"는 당국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사 받으러 온 시민을 안내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사 받으러 온 시민을 안내하고 있다. 뉴스1

국내 제약사가 개발에 참여한 새로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조코바’가 긴급사용승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조코바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긴급사용승인 요청ㆍ국내도입에 대해 논의한 결과 “필요성이 낮다고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방대본은 “그간 관계부처, 감염병진료의사네트워크, 감염병관리위원회 등 3회에 걸쳐 조코바의 임상효과와 안전성, 약품정보(복용대상, 복용시점, 병용금기약물 등), 해외 긴급사용승인 및 구매, 국내 긴급도입 및 활용성 등을 다각적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병관리위원회 심의ㆍ의결에 따라 조코바의 식약처 긴급사용승인 요청 및 정부구매 필요성이 낮은 것으로 결정하였다”라고 밝혔다. 다만, 방대본은 해외에서의 긴급사용승인ㆍ후속 임상결과, 구매 및 활용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코바는 일동제약과 일본의 시오노기제약이 공동 개발한 새로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 분해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으로 체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약물이다. 임상 3상에서 증상 발현 후 72시간 내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주요 5개 증상(기침, 인후통, 콧물ㆍ코막힘, 발열, 피로감)의 개선 효과를 관찰했더니, 조코바 투여군이 증상 개선에 걸린 시간은 약 7일로, 위약군(약 8일)보다 빨리 나아졌다. 일본에선 지난달 22일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고, 미국과 유럽에선 긴급사용승인 검토 단계다.

조코바는 국산 1호 먹는 치료제가 될 것으로 주목받아왔다. 시오노기 제약은 일동제약에 공동개발 뿐 아니라 기술 이전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에선 “국내 제약사가 국산 백신(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국산 치료제 개발 능력을 갖춰 코로나19 백신ㆍ치료제 주권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긴급사용승인이 무산되면서 조코바가 국내 도입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조코바가 몇달만 빨리 나왔다면 좋았을텐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긴급사용승인은 복지부나 질병청이 공중보건위기 상황에서 사태의 시급성을 고려해 식약처에 요청하는 것으로, 약의 리스크(위험)보다 효과가 크고 대체재가 없거나 재고가 부족해야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행 증가세이기는 하지만 확진자가 10만명 이하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이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나 MSD의 라게브리오 등 대체재가 있고, 재고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동제약 측은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처럼 임상 3상 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허가가 가능한지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허가심사를 받으려면 훨씬 많은 임상 결과 자료를 모아야 하고, 기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정식 허가심사 신청이 들어오지는 않았다”라며 “긴급사용승인은 상황의 시급성을 고려해 임상 자료 제출 요건을 상당히 낮춰주는데, 그 자료만 가지고 당장 정식 허가심사 신청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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