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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혼인신고 안 하거나 늦게 하는 게 트렌드라고?

중앙일보

입력

[퍼즐] 부동산 트렌드 NOW(6)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30대 중반 김모씨는 2024년 완공을 앞둔 경기도 구리시 인근에 주택 분양권을 보유하고 있다. 신혼집은 예비신부 직장 근처인 강서구에 마련할 예정이다. 김씨는 강서구에 아내 명의로 주택 구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투자한 분양권 때문에 고민이다. 보유한 분양권으로 인해 취득세나 보유세 등 세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으로 인한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기 위해 혼인신고를 늦추려고 한다. 혼인으로 인한 일시적 2주택 비과세는 혼인 전 각자 1주택을 보유한 사람끼리 결혼할 경우, 5년 내 먼저 양도하는 주택에 대해서 비과세 혜택을 준다.

소득이나 재산 규모와 상관없이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할 회피의 대상이다. 다만 부부가 혼인신고를 미루고 세금 부담을 줄이는 해법(?)이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혼인으로 인한 일시적 2주택 비과세는 혼인 전 각자 1주택을 보유한 사람끼리 결혼할 경우, 5년 내 먼저 양도하는 주택에 대해서 비과세 혜택을 준다.[사진 pxhere]

혼인으로 인한 일시적 2주택 비과세는 혼인 전 각자 1주택을 보유한 사람끼리 결혼할 경우, 5년 내 먼저 양도하는 주택에 대해서 비과세 혜택을 준다.[사진 pxhere]

재무적 관점에서 부동산 매입을 목표로 최대한의 저축 비율 설정하고 부부가 투명하게 자금을 관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김씨 부부 합산 수입은 1억원가량이며 결혼 전까지 약 1억5000만원을 저축했다. 30대 중반 직장인 기준 중·상위 소득수준에 속해 중위가구소득 이상이며, 미래 현금유입도 안정적이고 소득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 소득 대비 주택구매력지수(HAI)와 비교해 보자. 주택구매력지수란 우리나라에서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 가격 정도의 주택을 산다고 가정할 때, 현재의 소득으로 대출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주택구매력지수가 100보다 클수록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중간가격 정도의 주택을 큰 무리 없이 살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주택구매력지수가 상승하면 주택구매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아파트의 구매력지수는 11월 기준 35.0으로 통계 이래 가장 낮다. 주택가격이 고평가돼 있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도 대출받아 집을 사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화되는 시점이 매입 시기일 수 있겠지만 매입가는 여전히 높고 금리도 상승하는 시기에 무리하게 주택을 매입하기보다는 목표 저축액을 꾸준히 마련하면서 좀 더 시기를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

다만 분양주택이 전세계약이 안 될 경우 직접 거주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입주 시점에 해당 지역에 과잉 공급이 되거나 전세계약이 안 될 경우 강서구 신혼 전셋집에서 분양주택으로 이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분양주택 매각 시점을 따져보자. 전세 계약을 하거나 직접 거주를 한다 하더라도 양도세 비과세 요건 시점은 2028년으로 예상한다. 잔금 때문에 전세 계약을 했다면, 거주 2년 요건을 채우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야 한다. 만약 여기서 이슈가 발생한다면 2030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고 6~8년간 혼인신고를 안 할 수 있는가? 분양주택의 양도차익이 크지 않다면 빠른 시점에 매각하는 것이 적절하다.

분양주택이 2024년 준공쯤 시기적절하게 임차 계약이 된다면 전세금을 분양 잔금으로 어느 정도 납부할 수 있지만, 전세계약이 늦어지게 될 경우 잔금 때문에 추가대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분양주택의 중도금 대출과 잔금 관련 대출, 신규주택 매입에 대한 대출까지 고려해야 한다. 금리 인상 시기에 무리하게 주택을 추가로 매입하기보다 보유한 분양주택을 안정적으로 만든 후에 매입을 고려하자. 분양주택은 양도차익 큰 기대 없이 매각 가능한 시점에 매각하고, 강서구 인근에 똘똘한 아파트 한 채를 매입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

또 하나의 대안으로 오피스텔을 신혼집으로 고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은 내·외부가 깔끔하고 역하고도 가까우며 층간소음도 덜한 데다 편의시설도 한 건물에 있어 편리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아파트는 신축의 경우 전세금이 부담이고, 구축 아파트는 인테리어나 주차문제, 층간소음, 낡은 내부 인테리어가 마음에 걸린다. 정답은 없지만 주택 구입을 계획하고 있다면 아파트 전세를 추천한다. 매매가 흐름이나 매물정보 등의 유용한 소식은 단지 이웃이나 상가 부동산, 입주민 커뮤니티에서 얻기가 좋아서다. 장기적 거주관점에서는 아파트에 사는 것이 도움이 더 많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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