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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뒤 갈아입을 옷 챙겼다" 제주식당 살해범 청부살인 추궁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피의자, CCTV에 태연한 모습 

 지난 16일 오후 3시 20분쯤 제주시 범행현장에서 나오는 사건 피의자 50대 김모씨. [독자제공 CCTV 캡쳐]

지난 16일 오후 3시 20분쯤 제주시 범행현장에서 나오는 사건 피의자 50대 김모씨. [독자제공 CCTV 캡쳐]

제주 유명 음식점 대표인 50대 여성을 살해한 주범이 범행 후 갈아입을 옷까지 미리 준비해간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16일 제주 시내에서 규모가 큰 음식점을 운영해 온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붙잡힌 50대 남성 김모씨로부터 '미리 갈아입을 옷과 신발을 챙겨갔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21일 밝혔다.

"범행뒤 갈아입을 옷 챙겨가"
범행 당일인 지난 16일 제주시 오라동 범행 장소 입구 등에서 찍힌 폐쇄회로(CC)TV를 보면 모자와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김씨의 한 손에 지그재그 무늬가 그려진 종이가방이 들려 있었다. 김씨는 고향 선배이자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인 박모씨가 알려준 현관 비밀번호를 장갑 낀 손으로 태연하게 누르고 피해자 자택에 침입했다. 이어 피해자가 귀가하자 집에 있던 둔기를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피해자는 17일 오전 10시 7분쯤 집을 찾은 언니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 유명 음식점 살인 피의자 김모씨가 지난 20일 오전 제주동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 유명 음식점 살인 피의자 김모씨가 지난 20일 오전 제주동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최충일 기자

김씨는 3시간쯤 지나 종이가방을 들고 해당 주택에서 빠져나왔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종이가방에 범행 뒤 갈아입을 옷과 신발을 담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범행 직후 갖고 나온 피해자 휴대전화를 인근 다리 밑에 던져 버리고, 택시를 타고 용담 해안도로에 내려 챙겨온 신발과 옷을 모두 갈아입었다. 이어 다시 택시를 타고 제주동문재래시장 인근에서 내렸으며 택시 요금은 모두 현금으로 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복잡한 시장 안을 10여 분간 배회하다가 대기하던 아내 이모씨 차를 타고 제주항으로 가 차량을 완도행 배편에 싣고 제주도를 벗어났다. 범행 이튿날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김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동선을 추적했다.

김씨 신원을 특정한 결정적인 단서는 아내 이씨 SUV 차량이었다. 경찰은 차량 번호를 추적해 명의자를 확인하고 수사망을 좁혀 19일 거주지인 경남 양산에서 김씨 부부를 검거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혼내주려고만 했는데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씨가 지난 8월부터 피해자와 금전 문제로 자주 다투고, 김씨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준 점으로 미뤄 박씨가 재산을 노리고 범행을 사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살해된 여성은 음식점 운영으로 꽤 많은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1일 살인 혐의로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씨 아내 이모씨는 살인 공모 혐의로, 피해자의 지인 박모씨는 살인교사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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