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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가고 코웰패션 왔다…완주군 "2200억 투자, 전화위복"

중앙일보

입력

임종민(왼쪽부터) 코웰패션㈜ 대표와 유희태 완주군수, 최충식 완주테크노밸리㈜ 대표이사가 지난 19일 완주군청에서 2200억 원 규모 투자 협약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완주군

임종민(왼쪽부터) 코웰패션㈜ 대표와 유희태 완주군수, 최충식 완주테크노밸리㈜ 대표이사가 지난 19일 완주군청에서 2200억 원 규모 투자 협약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완주군

14만5800㎡ 물류센터 조성…"쿠팡보다 900억 원 많은 규모"

전북 완주군이 들썩이고 있다. 종합 패션·물류 기업 코웰패션㈜이 완주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기로 하면서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다섯 달 전 분양가 문제로 투자를 사실상 백지화할 때만 해도 "완주군이 굴러들어온 복을 제 발로 찼다"는 비판이 거셌으나 코웰패션㈜이 더 큰 규모로 투자하기로 하면서 완주군 안팎에선 "전화위복"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코웰패션㈜은 지난 19일 완주군·완주테크노밸리㈜와 완주 테크노밸리 제2 일반산업단지 내 14만5800㎡(4만4109평) 물류용지에 2200억 원을 들여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투자 협약을 맺었다. 애초 쿠팡㈜ 투자 계획보다 면적은 4만5000㎡ 더 넓고, 투자금은 900억 원가량 많다. 내년 착공해 2026년 완공이 목표다.

코웰패션㈜은 지난해 10월 국내 물류업계에서 CJ대한통운과 쌍벽을 이루는 로젠택배를 인수한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임종민 코웰패션㈜ 대표는 협약식에서 "완주군의 친기업 분위기와 호남고속도로 등 사통팔달 지리적 이점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지역민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완주군은 500명 고용 창출 등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26일 전북도청에서 박대준(가운데) 쿠팡㈜ 신사업부문 대표와 당시 송하진 전북지사(오른쪽), 박성일 완주군수가 완주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MOU를 체결한 뒤 투자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완주군이 이달 쿠팡㈜에 투자 협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MOU는 휴짓조각이 됐다. 사진 전북도

지난해 3월 26일 전북도청에서 박대준(가운데) 쿠팡㈜ 신사업부문 대표와 당시 송하진 전북지사(오른쪽), 박성일 완주군수가 완주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MOU를 체결한 뒤 투자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완주군이 이달 쿠팡㈜에 투자 협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MOU는 휴짓조각이 됐다. 사진 전북도

쿠팡, 지난해 美상장 후 첫 투자 무산 

완주군에 따르면 코웰패션㈜이 들어오면 현재 34.9%인 산업단지 분양률이 50.7%로 상승한다. 계약 협상 중인 물류 기업 두세 개가 추가로 오면 분양률은 70%에 육박한다는 게 완주군 설명이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제조·유통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가는 우량 기업이 완주를 선택한 건 큰 의미가 있다"며 "완주군을 '국내 물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앞서 완주군·전북도는 지난해 3월 쿠팡㈜과 완주 같은 산업단지에 1300억 원을 투자해 10만㎡(3만 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는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완주군이 "산업단지 조성비가 상승했다"며 애초 논의한 분양가 3.3㎡(1평)당 64만5000원보다 30%가량 높은 83만5000원을 제시하자 지난 7월 쿠팡㈜은 "더는 협상을 진행하기 어렵다"며 투자 철회 의사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9월 2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디지털 도약 전략 발표식'에서 강한승 쿠팡 대표가 자사의 디지털 역량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9월 2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디지털 도약 전략 발표식'에서 강한승 쿠팡 대표가 자사의 디지털 역량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 여기로 와요"…익산·임실·정읍·고창 '눈독'

책임론이 일자 완주군은 "마지막까지 쿠팡을 설득하겠다"고 했으나, 지난 12일 쿠팡㈜ 측에 최종적으로 투자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다른 기업 분양 요구가 들어오는 상황에서 쿠팡만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완주군 투자가 물거품이 되면서 도내 다른 지자체들이 쿠팡㈜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까지 익산시·임실군·정읍시·고창군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북도 "쿠팡, 전북 투자 변함없다…협의 계속"  

전북도는 쿠팡㈜과 계속 협의 중이다. 지난 7월 완주군 투자 철회 소식이 전해지자 김관영 전북지사는 "(물류센터 건립) 시기와 장소를 바꿔서라도 전북에 꼭 투자할 수 있도록 쿠팡과 지속해서 얘기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동욱 전북도 기업유치지원실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완주군과는 공식적으로 (관계가) 마무리됐지만, 쿠팡 측에서 '물류 삼각 축을 만들어야 하므로 전북에 대한 투자(의사)는 아직 변함없다'고 한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관심이 많으니 투자 요건을 알려주고 이들 지자체와 얘기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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