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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간 푸틴, 이번주 중대 발표…우크라전 확전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1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공항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영접 나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벨라루스 방문은 2019년 6월 이후 3년6개월 만이다. [타스=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공항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영접 나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벨라루스 방문은 2019년 6월 이후 3년6개월 만이다. [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년여 만에 우방국 벨라루스를 방문하면서 벨라루스군의 우크라이나 참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상전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 방어 대비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하루 일정으로 정부 주요 인사를 이끌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를 방문한 건 2019년 6월 이후 3년6개월 만이다. 그동안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거나 카자흐스탄 등 다른 나라의 회담에서 교류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동맹 관계의 발전을 위한 핵심 쟁점, 국제와 지역 내 시급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군은 지난 10월부터 자국에서 러시아군  1만여 명과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같은 관측에 대해 “근거가 없고 어리석은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16일 군사령부를 방문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공개한 뒤 벨라루스로 가 회담하는 데 주목했다.

우크라이나 합동군 사령부는 18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 지도부와의 공식 회의에서 이번 전쟁을 논의한 후 벨라루스로 향했다”며 “벨라루스군이 개입해 지상전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군 수뇌부, 주요 장관 등과 회의를 열고 확전에 대비했다. 그는 심야 연설에서 “벨라루스군의 현재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우리 군의 준비 태세를 점검했다”며 “우리 국경을 수호하는 것은 변함없는 우선순위로, 가능한 모든 방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월부터 러시아군에 자국의 군사 기지를 제공하는 등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요구하는 직접 참전은 거부했다. 2020년부터 벨라루스 내 반정부 시위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취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점령지 헤르손을 빼앗기는 등 수세에 몰린 러시아군에 병력 지원이 시급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벨라루스군 참전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벨라루스군의 참전 가능한 최대 병력은 1만~1만5000명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벨라루스군은 소련에서 독립한 후 30여 년 동안 제대로 된 전투를 치른 적이 없어 실전 전투력은 떨어져 있는 상태로, 전쟁의 향방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라트비아·리투아니아·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로 전쟁 확대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 WGTRK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에 중대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DPA는 러시아의 경제 체제를 전시 체제로 개편하는 내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사령부의 회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최전선 방문,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의 회담 등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공격 작전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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