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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격 능력' 美와 운용 협의 본격화...'군사 일체화'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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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관련 3문서 개정을 통해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선언한 일본이 이의 운용을 위해 미국과 협의를 본격화한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월 초 미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 3월 15일 일본 도쿄 남서부 고텐바에서 미 해병대와 일본 육상자위대가 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월 15일 일본 도쿄 남서부 고텐바에서 미 해병대와 일본 육상자위대가 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9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양국 협의의 내용은 반격 능력을 사용하게 되는 상황에서 양국 군대의 운용 순서와 역할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일 군사 협력에서 지금까지 일본 자위대는 방어에 치중하는 '방패' 역할을 담당하고 미군은 공격을 뜻하는 '창'의 역할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일본이 반격 능력을 확보하게 되면 창의 기능도 일부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반격 능력 확보를 위해 미국제 순항 미사일인 '토마호크'를 도입하고 자국산인 '12식 지대함 유도탄'의 사거리를 1000㎞ 이상으로 개량해 2016년부터 순차적으로 배치하겠단 계획이다. 동아시아에서 중국은 일본을 사거리로 하는 단·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약 1900발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은 구 소련과의 중거리 핵전력(INF) 전폐 조약에 따라 동급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전면 폐기했다. 일본의 반격 능력은 이러한 미·중의 미사일 격차를 일정 정도 채우는 효과가 있다고 지지통신은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일본이 독자적으로 반격 능력을 행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반격을 위해서는 적국의 미사일 발사 징후나 타국 영역 내 군사 목표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는 미군의 정보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산케이신문은 "반격 능력은 미·일 공동작전을 전제로 한다"며 "장거리 미사일의 표적 탐지와 공격 효과 분석 등은 자위대가 단독으로 하기 어려워 정찰위성과 무인기 등을 운용하는 미군과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지지통신은 "미군의 '통합방공미사일방어(IAMD)' 체계에 일본의 미사일 반격 능력이 포함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양국 군사 면에서의 '일체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1월 6일 도쿄 남서쪽 사가미 만에 있는 USS 로널드 레이건호를 방문해 미국 전투기 조종석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1월 6일 도쿄 남서쪽 사가미 만에 있는 USS 로널드 레이건호를 방문해 미국 전투기 조종석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양국은 이를 위해 미·일 방위협력지침에 근거한 '미·일 공동대처계획'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일 공동대처계획은 대만과 한반도 유사시에 양국의 군사 협력 절차를 정한 규정으로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침에 유사시 탄도미사일 공격에의 대처에 자위대의 반격 능력을 반영할 것인지가 논점이 될 것"이라며 "대만 유사시 자위대가 미군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확대해야 하느냐도 쟁점"이라고 짚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반격 능력과 관련, "모든 수준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한다. 미·일 동맹의 억지력·대처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월에는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열기로 하고 일정을 조정 중이다. 닛케이는 미·일 정상회담 후 열리게 될 양국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관련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中 항공모함 전단, 오키나와 남쪽서 훈련  

한편 중국은 일본이 '반격 능력' 보유를 선언한 지난 16일부터 일본 주변에서 대규모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일본 통합막료감부는 18일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과 미사일 구축함 2척, 프리깃함 1척, 고속 전투 지원함 1척 등 5척으로 구성된 함대가 17일 오전 11시쯤 오키나와(沖縄)현 서남쪽 오키다이토(沖大東)섬 260㎞ 부근에서 항행했다고 발표했다.

랴오닝함이 이끄는 함대는 16일 일본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섬 사이를 지나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남하했으며 17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 해역에서 이착륙 훈련을 했다. 이에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기리사메'가 중국 함대 움직임을 감시하고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해 대응했다고 통합막료감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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