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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지원, 민주당 복당심사 통과했다…"이재명 강한 의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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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4일 오전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4일 오전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복당 자격을 부여하는 당원자격심사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16일 열리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면 박 전 원장은 6년여 만에 복당하게 된다.

15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고 박 전 원장의 복당을 의결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내부 이견이 적지 않았지만 이재명 대표의 강한 의중에 따라 복당을 의결했다”며 “일단 두고 봐야겠지만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최종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2015년 말 탈당한 뒤 2016년 안철수 의원과 함께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여당이던 민주당을 비판하는데 앞장섰지만, 2020년 총선에서 민생당 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뒤론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박 전 원장의 복당 여부가 최고위 안건으로 오르기까지 난관도 적지 않았다. ‘야권 스피커’인 박 전 원장을 영입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방어해야 한다는 논리와, 논쟁적 인물인 그를 복당시킬 경우 당 내홍이 벌어질 거란 주장이 첨예하게 맞섰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박 전 원장의 복당 문제로 1시간 넘게 난상 토론이 벌어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박 전 원장은 2015년 말 탈당한 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을 창당해 사실상 우두머리 역할을 했다”며 “민주당을 분란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당의 내홍을 조장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가진 인물”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2017년 대선 당시 거의 매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난해 ‘하루를 문재인 비판으로 시작한다’는 뜻의 ‘문모닝’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이런 전력을 문제삼은 것이다.

2015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한 식당으로 전직 당 대표 등을 초청해 식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 안철수 전 공동대표, 문 대표.

2015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한 식당으로 전직 당 대표 등을 초청해 식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 안철수 전 공동대표, 문 대표.

반면 또 다른 친명계 지도부 인사는 회의에서 “현재로선 우리에게 잘 드는 ‘칼’이 필요한지를 판단해야한다”며 “박 전 원장 같은 우군이 필요하다면 왜 굳이 당 안에 안 들이고 밖에 두느냐”고 맞섰다.

민주당이 위기를 겪는 현시점에서는 박 전 원장을 서둘러 영입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 박 전 원장은 최근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라디오에서 “DJ(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더 많은 당원 표를 얻어 대표로 당선된 이 대표를 중심으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월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당이 최종적으로 이뤄질 경우 박 전 원장이 2024년 22대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구였던 전남 목포나, 고향인 진도가 있는 해남·완도·진도가 거론된다. 박 전 원장 측 인사는 “아직 뚜렷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은 박 전 원장이 풀어야할 숙제라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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