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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 1호기 준공식 날, 윤 대통령 “탈원전 폐기” 선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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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14일 경북 울진에서 열린 신한울 1호기 준공 기념식에 참석한 뒤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 장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정책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사진 산업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14일 경북 울진에서 열린 신한울 1호기 준공 기념식에 참석한 뒤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 장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정책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사진 산업부]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없었다면 무분별한 탈원전 정책이 지금의 에너지 위기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를 수습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갔을지도 모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경북 울진 신한울 원자력발전 1호기 준공 기념식 축사에서 원전 산업 관계자부터 언급했다. 신한울 1호기는 핵심 설비를 국산화해 기술 자립을 이뤄낸 ‘차세대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2010년 첫 삽을 뜬 지 12년 만인 이날 준공식을 하고 본격 가동했다.

윤 대통령은 “포기하지 않고 원전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 주신 노고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며 산업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제가 각국 정상을 만날 때도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APR1400의 브로슈어를 들고 원전 시공의 신속성, 건설 비용의 합리성,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자랑해 왔다”며 “세계 최고의 원전”이라고 거듭 치켜세웠다.

윤 대통령은 이날 준공식 축사를 통해 전임 정부에서 추진했던 탈원전 정책의 백지화를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정책을 정상화했다”며 “탈원전으로 움츠렸던 우리 원전 산업이 활력을 띠고 다시 도약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원전 산업을 우리 수출을 이끌어가는 버팀목으로 만들고,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원전 강국으로 위상을 다시금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올해를 ‘원전 산업 재도약 원년’으로 규정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탈원전 정책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선포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원전 수주·수출 급감으로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는 큰 타격을 받은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최근 원전의 중요성은 더 부각되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대선에서도 ‘탈원전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4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약이 체결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원전 건설 시장이 더욱더 활기를 띨 것”이라며 “독자적인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총 4000억원을 투자해 미래 원전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1조원 규모였던 일자리, 금융, 연구개발 등 원전 산업 관련 지원을 내년에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운영 허가가 만료된 원전의 계속 운전은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원전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방폐물은 특별법 제정과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해 책임지고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날 준공식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국적인 대설과 한파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변경했다. 축사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케어’와 노동시장 개혁 등을 예고한 데 이어, 이날 신한울 1호기 준공식 축사를 통해 탈원전 폐기를 선언하는 등 공식 행사에서 선명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문답) 대신에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공식 연설 등을 통한 현안 스테핑에 나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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