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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힘빠지자…골드가 살아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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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수퍼달러(달러 강세)’에 밀려 외면받던 국제 금 가격이 한 달여 만에 12% 뛰었다. 미국의 긴축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이면서다. 전 세계에 드리운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도 안전자산인 금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한풀 꺾인 ‘수퍼달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한풀 꺾인 ‘수퍼달러’

13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전날(1792.3달러)보다 1.9% 오른 온스당 182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연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3월 8일 연고점인 2046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달러 강세에 11월 초 1630달러까지 밀려났다.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금값이 최근 한 달여 만에 약 12% 올랐다.

금값이 반등하자 골드바 같은 실물 금 거래도 소폭 늘었다. 한국금거래소의 송종길 전무는 “골드바 판매 문의가 느는 등 투자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며 “최근 한 달 판매량은 평균 1500억원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3분기보다 1.5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금 시장이 다시 들썩인 데는 수퍼달러가 주춤한 영향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1973년=100)는 13일(현지시간) 104.02를 나타냈다. 110선을 뚫었던 지난달 초와 견줘 5% 넘게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금값은 미국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역(逆)의 관계를 갖는다. 특히 금리가 인상될 때 금은 이자가 없는 만큼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3~14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전망되면서 달러 강세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폭 둔화 소식이 더해지면서 긴축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상당수 국내외 전문가는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달러 강세 우려가 잦아들면서 금값은 내년 온스당 2000달러 가까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스위트 투자은행 UBS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현재 Fed의 통화긴축 사이클이 끝나가고 있는 만큼 금 투자와 소유에 따른 보상이 높아질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금값은 (온스당) 19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자극한다. 시장에선 지난 3분기 금값이 쌀 때 각국 중앙은행이 ‘금 사재기’에 나선 원인 중 하나로 경기침체에 대한 대비를 꼽는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은 올해 3분기에만 400t에 이르는 금을 사들였다. 매입 규모로는 1967년 이후 55년 만에 최대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골드바 등 현물을 사거나 금융사를 통해 금 펀드나 금 통장(골드뱅킹)을 만들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3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12개 금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6.83%다.

다만 골드뱅킹과 금 펀드는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15.4%)가 붙는다. 세 부담을 낮추려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 금시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식시장처럼 금을 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데다 이익을 내도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양도소득세가 없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당분간 금 투자가 채권이나 정기예금을 대체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동규 하나은행 도곡PB센터 부장은 “기준금리가 인상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한 푼이라도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정기예금이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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