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北 도발에 EU, 8개월 만에 칼 뺐다…'인권 침해' 이란도 추가 제재

중앙일보

입력

북한 리춘히 아나운서가 지난달 19일, 전날 있었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 리춘히 아나운서가 지난달 19일, 전날 있었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응해 유럽연합(EU)이 8개월 만의 대북 독자제재를 단행했다. EU 이사회는 1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탄도미사일을 계속 개발함에 따라 EU의 제재 명단에 북한 국적 개인 8명과 기관 4곳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자금 등을 제공해 왔다”고 했다.

이번에 제재 대상에 오른 8명은 북한 노동당 산하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 북한의 첨단무기 개발 기관으로 국방과학원으로 불리는 제2자연과학원 소속 변광철ㆍ정영남ㆍ오영호, 북한의 무기수출회사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의 김광연ㆍ길종훈, 노동당 산하 조선연봉무역총회사의 박광훈ㆍ김호규 등이다.

제제 대상 기관 4곳은 북한 군수공업부 산하 기관인 로케트공업부와 로은산무역회사, 불법 선박 간 환적으로 북한에 정제된 석유제품을 전달해 온 유조선 유니카(Unica)ㆍ뉴콘크(New Konk)호 등이다.

유럽연합(EU) 이사회가 지난 12일(현지시간) 기관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를 통해 8개월 만에 단행한 대북 독자제재 소식을 알리고 있다. 사진 EU 이사회 홈페이지 캡처

유럽연합(EU) 이사회가 지난 12일(현지시간) 기관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를 통해 8개월 만에 단행한 대북 독자제재 소식을 알리고 있다. 사진 EU 이사회 홈페이지 캡처

이들 인사와 단체에 대해 EU는 자산 동결 및 회원국 입국 금지 등 조치를 단행했다. 새롭게 추가된 대상은 대부분 한국과 미국의 독자제재 명단에 이미 포함된 인물 또는 기관이다. 추가 제재로 EU의 대북 독자제제 대상에 오른 개인은 73명, 단체는 17곳으로 늘었다.

EU는 관보를 통해 “북한은 올 1월 5일부터 11월 18일까지 최소 6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여기에는 다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포함됐다”며 “북한의 불법 미사일 발사가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고 전 세계 핵 비확산 체제를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이 국제법상 의무를 준수하고 관련 당사국과의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U는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을 계기로 그 해 11월 첫 독자제재를 채택한 이래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독자적인 조치를 취해 왔다. 이날 추가 제재는 지난 4월 이후 8개월 만이다.

9월 21일 이란 테헤란에서 벌어진 시위. 가운데는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의 생전 모습.

9월 21일 이란 테헤란에서 벌어진 시위. 가운데는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의 생전 모습.

EU 이사회는 이와 함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해 두 번째 사형 집행을 강행한 이란에 대해서도 이날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EU 이사회는 “이번 추가 제재는 이란의 자국 내 시위와 인권에 대한 탄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배치된 드론의 공급 등 대(對)러시아 군사 협력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EU 이사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이란 국적 개인 24명과 기관 5곳이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이들 가운데 반정부 시위 강제 진압 등 이란의 인권침해와 관련된 이들은 개인 20명, 기관 1곳이다. 특히 이란 국영 IRIB 방송사가 제재 대상에 올랐다. EU는 IRIB가 이란 정권을 대변하는 방송사로 협박과 폭력행위로 받아낸 정부 비판 인사들의 ‘강제 고백’을 방영하는 등 인권침해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EU의 9차 대(對)러시아 제재안은 회원국 간 이견으로 무산됐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ㆍ안보 고위대표는 최근 EU 집행위원회가 새롭게 제안한 9차 대러시아 제재안을 실행하는 데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7일 러시아에 대한 이란제 드론 공급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드론 엔진 등에 대한 수출통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9차 대러 제재안을 제안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