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뼈 때리는’ 교육을 받은 뒤 정신이 바짝 들었습니다. 이전의 직장, 지위는 다 잊어야하고, 이제는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해준 것이죠.”
대기업에서 브랜드전략 파트장으로 일하다 퇴직한 최경아(53)씨는 ‘기업퇴직자 사회공헌 뉴스타트’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주)상상우리가 2020년 시작한 사업으로, 50~64세 기업퇴직자ㆍ퇴직예정자들이 은퇴 후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해 인생 2막을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씨는 다니던 직장을 나온 뒤 ‘경력을 살려 누군가를 돕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막상 어느 기업에 가서 지원해야 할지 막막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다 참여하게 된 뉴스타트에서 최씨는 사회서비스 비전 및 마인드셋, 핵심역량 분석, 사회서비스 일자리 이해, 이력서 피드백, 모의면접, 전문가 특강 등 18시간의 교육을 받았다. 최씨는 “수업 내용이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고 유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에서 12시간 현장실습 기회를 얻었다. “뉴스타트에서 제 경력과 니즈에 맞춰 추천해준 사회적기업 중 꼭 가보고 싶은 곳에 현장실습 지원서를 냈다”라며 “어르신들이 모은 폐지로 업사이클링(가치를 더해 재활용하는 것)제품을 만드는 러블리페이퍼라는 기업인데, 사람들이 애써 모른 척하고 살아가는 사회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기업이 있다는데 감동했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실습을 마친 뒤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 분야 역량을 살려 이 기업의 향후 전략을 담은 지원서를 제출했고 면접 등을 거쳐 지난달 정규직 사원으로 입사하게 됐다.
뉴스타트 사업은 맞춤형 교육, 생생한 현장 참여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3년간 수료생 608명 중 최씨를 포함한 372명(61.2%)에 사회서비스분야에 재취업시켰다. 사업 취지에 공감해 현장실습과 일자리 제공을 약속하는 기업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일 사회서비스 기업ㆍ기관 10곳이 ‘기업퇴직자 사회공헌 뉴스타트 일자리 기업’ 업무 협약을 맺으면서 연계 기업이 총 30곳이 됐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뉴스타트 사업이 기업퇴직자의 사회공헌 분야 일자리 연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참여해준 각 기업과 기관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기업퇴직자들이 가진 각 분야의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는 사회 변화와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며, 앞으로 사회서비스 분야의 다양한 일자리 발굴과 연계를 통한 신중년 일자리 플랫폼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