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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ke’ 프레임에…자본가들이 좌파 된 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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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워크 자본주의’

리바이스 전 브랜드 총괄대표 제니퍼 세이가 트럼프 지지자로 몰려 강제로 퇴직하게 된 사연을 담은 책 표지. [사진 리바이스 언버튼드]

리바이스 전 브랜드 총괄대표 제니퍼 세이가 트럼프 지지자로 몰려 강제로 퇴직하게 된 사연을 담은 책 표지. [사진 리바이스 언버튼드]

정치가 곧 경제라지만 경제 역시 정치다. 미국에선 경영도 정치의 영역으로 끌려 들어가는 중이다.

‘워크(woke)’란 이름의 유령이 사방 천지를 뒤덮은 탓이다. 쉽게 말해 ‘깨어 있다’는 뜻인데, 상황에 따라 여러 맥락으로 사용된다. 인종, 성 정체성, 환경, 낙태, 공권력, 동성결혼 등에 대해 진보적 스탠스를 취하는 게 워크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보다 훨씬 강력한 프레임으로 거의 모든 이슈에 다 끼어든다.

기업인도 그 프레임을 피해 가기 어렵다. 리바이스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겸 브랜드 총괄대표였던 제니퍼 세이(53)가 그 희생자다. 최고경영자(CEO) 물망에 오르던 그가 지난 2월 갑자기 회사를 그만뒀다. 11월 사직의 변을 담은 『리바이스 언버튼드(Levi’s Unbuttoned)』라는 책을 펴냈다. 부제를 보면 패션 서적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워크 패거리가 내 일자리를 빼앗았지만 내 목소리를 내게 해줬다.’ 워크 패거리(woke mob)란 사회 정의에 깨어 있는 척하며 다른 시각을 용납하지 않는 좌파와 그 눈치를 살피는 리바이스 경영진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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