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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텍, 삿갓조개 이빨서 거미줄보다 강한 나노복합체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에너지공과대학(KENTEK)는 오상호 교수 연구팀이 한양대학교, 싱가포르 난양공대, 미국 브라운대학교, 독일 부퍼달 대학교, 오스트리아 레오벤 대학교와 공동연구를 통해 국내 해안에 서식하는 삿갓조개 이빨의 독특한 비대 변형거동을 발견하고, 역학 모델링을 통해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해안 바위에 흡착해 서식하는 삿갓조개는 여러 쌍의 이빨들이 마치 컨베이어 벨트와 같이 바위 표면을 긁고 지나가는 방식으로 먹이를 채취하는데 이러한 습식 특성으로 인해 바위에 직접 접촉하는 삿갓조개 이빨의 최앞단 부분은 자연에서 존재하는 가장 강한 재료로 알려져 있다.

삿갓조개 이빨의 앞단 부분은 나노막대 형상을 갖는 철산화물이 실리콘 산화물 매질에 약 50% 분율을 가지며 독특한 방식으로 배열된 나노복합체 구조를 갖고 있다.

이와 같은 천연 나노복합체는 인공적으로 합성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아주 이상적인 구조이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재료보다 높은 인장 강도를 나타낸다. 삿갓조개 이빨의 인장강도는 3.6-5GPa로, 그동안 자연에서 가장 강한 재료로 알려진 거미줄의 인장강도가 약 1GPa임을 감안하면 이보다 3~5배가 큰 값을 갖는다.

삿갓조개 이빨은 높은 강도뿐만 아니라 변형 과정에서 일반적인 재료가 보이는 양의 포아송 비와는 반대로 음의 포아송 비를 갖는 비대 변형 거동을 보이는 것으로 처음 밝혀졌다.

포아송 비는 재료가 변형되는 과정에서 힘이 가해지는 방향과 수직한 방향으로의 변형량을 결정하는 비율이다. 재료가 한 방향으로 인장 변형되면 수직한 방향으로는 수축하게 되는데, 그 변형량이 포아송 비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탄성력이 좋은 지우개의 포아송 비는 0.5, 철강재료는 0.28이다. 와인병의 마개로 사용되는 코르크는 0의 값을 갖기 때문에 위에서 눌러도 옆으로 늘어나지 않아 마개로 사용될 수 있다. 음의 포아송 비를 갖는 재료는 한 방향으로 늘어나면 수직한 방향으로 수축되지 않고 팽창하는 거동을 보이는데 이를 비대 거동을 보인다고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음의 포아송 비를 갖기 위해서는 내부 미세구조들이 회전할 수 있는 빈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공질 재료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높은 강도를 가지면서 동시에 음의 포아송 비를 갖는 재료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연구팀은 투과전자현미경 내에서 직접 인장변형을 수행하며 미세구조의 변화를 실시간 관찰한 결과 나노막대들이 모재와 강한 결합을 유지하면서도 독특한 회전 변형 거동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원자분해능으로 나노막대와 모재의 계면을 분석한 결과, 각 구성 성분이 수 나노미터 영역에서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독특한 계면 구조는 변형 과정에서 모재와 나노막대가 분리되지 않으면서도 나노막대들이 회전할 수 있게 해준다.

오상호 교수는 “삿갓조개 이빨의 나노복합체 구조는 오랜 시간 진화를 거듭하여 최적화된 고차원 미세구조로서 향후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자연모사 공학으로 이어져 고강도, 고취성, 내마모 경량 재료 개발에 중요한 단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에는 켄텍 오상호 교수와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Huajian Gao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하였고, 한양대학교 김진경 교수, 미국 브라운대학교 Yue Liu 박사가 함께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또한, 미국 AAAS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지에 온라인으로 12월 2일에 실렸으며 (논문명: Limpet teeth microstructure unites auxeticity with extreme strength and high stiffness),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 중견연구자사업과 자연모사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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