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60% 연세대 30%…똑같은 전공도 A+ 비율 달랐다,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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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오후 서울 한국외국어대 도서관 열람실에서 학생들이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공부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6월 오후 서울 한국외국어대 도서관 열람실에서 학생들이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공부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학교 2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학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점이 가장 후한 대학과 가장 짠 대학은 어디일까. 중앙일보가 전국 주요 대학의 지난해 2학기 전공과목 학점 분포를 분석한 결과 대학마다, 전공계열마다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전공과목 이수학생 총합 1만명 이상 대학, 사이버대·교육대 등 제외, 의학계열은 의예과 자료 활용)

중앙대, A+ 학생 비율 42% '서울 대학 중 최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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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 중 가장 A+ 학점 학생 비율이 높은 대학은 중앙대였다. 중앙대 A+ 학생 비율은 42%로 서울 대학 평균 A+ 학생 비율(29.7%)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특히 중앙대 국어국문학과는 전공과목 이수학생 913명 중 565명(61.9%)가 A+를 받았다. 동국대가 중앙대와 근소한 차이(41.4%)로 뒤를 이었고, 덕성여대(37.6%)·국민대(37.1%)·서울여대(34.8%) 순으로 A+ 학생 비율이 높았다.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상대평가 과목의 경우 A학점 비율은 대체로 30% 안팎으로 제한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학점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대학이 절대평가를 시행했다. 이처럼 A+ 학점 비율이 높아진 것은 절대평가로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라이벌 대학’인 고려대와 연세대도 A+ 비율이 서울 대학 평균보다 높았다. 그 중에서도 고려대(34.7%)가 연세대(31.4%)보다 높았다. 특히 교육학 전공의 경우 고려대 교육학과는 60.2%가 A+를 받은 반면, 연세대 교육학 전공은 10명 중 3명(30.3%)만이 A+를 받아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공학계열에서도 고려대가 연세대에 비해 A+ 비율이 높았는데, 전기전자공학의 경우 고려대는 29.9%가, 연세대는 21.3%가 A+를 받아 차이가 컸다.

서강대 '명성대로' A+ 비율 낮아…경제학과 10명 중 1명만 A+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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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을 짜게 주는 대학'으로 잘 알려진 서강대는 A+ 비율이 17.3%에 그쳤다. 전국 대학 중에선 다섯 번째로 낮고, 서울에선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서강대 경제학전공(경제학과)의 경우 A+ 비율이 12.7%에 불과했다. 서강대 학과 중 가장 A+ 학점이 낮은 학과는 컴퓨터공학과로, 10명 중 1명(10.9%)만 최고 학점을 받았다.

전국 대학 중 A+ 비율이 제일 낮은 대학은 가야대(13.5%)였으며, 명지대(13.7%), 카이스트(16.4%), 경북대(17%) 등도 다른 대학에 비해 최고학점 학생 비율이 낮았다. 서울 대학 중에서는 숭실대(21.5%), 경희대(23.5%), 홍익대(24.3%)의 A+ 비율이 특히 낮았다.

'학점 경쟁이 치열하다'고 알려진 여대는 A+ 비율이 남녀공학보다 높은 편이다. 여대의 평균 A+ 비율은 31.6%로 전국 남녀공학 대학 평균(27.5%)보다 높았다. 여대 중에서는 덕성여대(37.6%)의 A+ 비율이 가장 높았고, 숙명여대(26.7%)가 가장 낮았다.

의예과 평균 A+ 비율 14%…서울대 의예과는 28%가 A+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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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계열별로도 차이가 난다. 특히 의학계열의 A+ 비율이 다른 전공에 비해 크게 낮다. 전국 대학 의예과 평균 A+ 비율은 13.7%로 인문·사회계열 전공 평균(30.4%)의 절반에 못 미친다. 공학계열 A+ 비율(25.2%)과 자연과학계열 비율(26.2%)보다도 낮다. 의예과 중 가장 A+ 비율이 높은 대학은 단국대로 380명 중 122명(32.1%)이 A+를 받았다. 그 다음으로는 서울대 의예과가 높았는데, 561명 중 160명(28.5%)가 A+였다. 의예과 중 최고학점자 비율이 가장 낮은 학교는 고신대(2%), 경북대(5%), 부산대(6.5%) 순이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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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짠 대학·전공 채용시 불리" 불만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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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 안에서도 대학별로 학점 차가 컸다. 공학계열의 경우 중앙대는 41.1%가 A+를 받았는데, 서강대는 13.5%에 불과했다. 자연과학계열에서도 가장 A+ 비율이 높은 대학(중앙대, 37%)과 적은 대학(제주대 15.7%) 사이에 간극이 2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비교적 학점이 높은 인문·사회계열에서도 중앙대 A+ 비율(44.1%)과 서강대(19.1%) 차이는 두 배 이상이다. 서강대 졸업생 A씨는 "대학 이름을 가린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곳이 많은데, 대학별로 같은 전공이어도 학점 차가 많이 나면 '짜게 주는 대학' 학생이 불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스쿨 입시생처럼 학점에 민감한 학생들 사이에선 ‘코로나19 학번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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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는 대다수의 대학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평가 방식을 되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대학에서는 느슨한 상대평가를 적용하고 있다.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대상 과목을 늘리거나, 코로나19 이전 상대평가 때 적용했던 A 학점자 비율을 5~10%포인트 이상 확대하는 식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별로, 또 시기별로 평가 방식이 들쑥날쑥한 경우 경쟁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석차나 백분율을 학점과 같이 표기하는 등 새로운 기준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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