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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철회 투표 중...정부 "안전운임 3년 연장 재검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화물연대가 운송거부 철회를 놓고 조합원 투표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가 운송거부 철회를 놓고 조합원 투표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가 16일째에 접어든 집단운송거부(파업)를 철회할지 여부를 두고 전 조합원 투표를 시작한 가운데 정부가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6일간의 운송거부는 지난 2003년 파업 때와 동일한 최장 기록이다.

 국토교통부는 9일 화물연대 조합원 투표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11월 22일 정부·여당이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 제안한 것”이라며 “화물연대가 이를 거부하고 11월 24일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해 엄청난 국가적 피해를 초래했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화물연대는 그동안 국민경제에 끼친 피해와 일하고자 하는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지난 16일간의 운송거부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 논의를 요구하고 있으나, 품목 확대는 불가하다는 게 정부·여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무리한 요구를 앞세운 화물연대가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면서 16일씩이나 운송거부를 이어가는 걸 보고는 정부와 여당 내 기류도 더 강경하게 바뀌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7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입구에서 포항제철소 관계자들로부터 철강제품 수송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7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입구에서 포항제철소 관계자들로부터 철강제품 수송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제안’은 무효가 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토부의 공식입장과 동일한 주장이다.

 원 장관은 “국가 경제에 심각한 피해와 국민 불편을 16일 동안이나 끼치고 업무개시 명령이 두 차례 발동되고 나서야 뒤늦게 현장 복귀가 논의되는 것은 유감”이라며 “총투표에서 화물연대 구성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또 원 장관은“‘선 복귀·후 대화’라는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며, 여기에는 어떠한 조건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화물연대는 대전에서 열린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운송거부 철회 여부를 묻는 조합원 총투표를 결정한 뒤 “안전운임제도의 일몰을 막기 위해 대승적 결정을 내렸다”며 “정부와 여당은 당정 협의를 통해 발표했던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약속이나마 지키라”고 요구한 바 있다.

 투표 결과는 이르면 정오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운송거부가 철회되더라도 정부가 안전운임 3년 연장의 재검토를 공식화한 만큼 추후 논의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3년 일몰제로 2020년 도입된 안전운임은 법 개정이 되지 않으면 예정대로 올해 말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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