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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 돈 빼돌려 딸 포르쉐 빌렸다"…이상직 2심도 징역 6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혐의를 받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지난 10월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전주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혐의를 받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지난 10월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전주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항소심 "창업주 권한 이용…경영 부실" 

수백억 원대 '이스타항공 배임·횡령 사건'으로 기소된 이상직 전 국회의원에게 항소심도 1심과 같이 실형을 선고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형사1부(부장 백강진)는 7일 오후 2시 전주지법에서 열린 이 전 의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은 이스타항공 창업주로서 절대적 권한과 지배력을 이용해 기업을 사유화했다"며 "이는 고스란히 경영 부실로 이어졌고 주주와 채권자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아무 잘못 없는 선량한 직원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말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스타항공 주식을 저가에 매도해 공정성을 해치고 계열사 자산을 불법적으로 유용해 가족과 친지가 경제적 이익을 취하도록 허위로 회계를 처리하도록 해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1주당 1만376원이 적정가인 비상장 주식을 2000원에 팔아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이익을 취했다는 원심 판단은 잘못이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피고인은 업무상 횡령과 관련해 최종구 이스타항공 전 대표가 피고인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최 전 대표는 수사 단계부터 진술을 일관되게 하고 있어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영상 판단'이라는 이 전 의원 주장은 증거 조작과 은폐 정황 등을 근거로 "설득력 없다"고 판단했다.

김포공항 국내선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항공기가 서 있다. 뉴스1

김포공항 국내선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항공기가 서 있다. 뉴스1

이상직 "경영상 판단"…재판부 "설득력 없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월 5일 "피고인은 이스타항공 그룹 창업자이자 총수임에도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 조작까지 시도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직원들이 정리 해고되는 등 심각한 손해를 끼쳤으나 피해가 복구되지 않고 있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 전 의원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이스타항공을 창업해 대형 항공사가 이끌어 온 항공업계에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며 "재선 국회의원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서 헌신한 노고를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도 최후 변론을 통해 "이스타항공이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진 것은 제주항공의 적대적인 인수·합병(M&A)과 계약 파기 때문"이라며 "이를 회생시키기 위해 저와 가족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의 저의 과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으니 다시 한번 지역 사회와 이웃을 위해 무엇이라도 할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4월 28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부실 주범 이상직 일가 탈세 제보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4월 28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부실 주범 이상직 일가 탈세 제보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빼돌린 돈 딸 포르쉐 보험료 등 쓰여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은 2015년 11월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544억 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약 524만2000주를 아들·딸이 소유한 이스타홀딩스에 105억 원에 저가 매도해 계열사에 439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3년 7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이스타항공 계열사 자금 53억6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돈은 구속된 이 전 의원 친형 법원 공탁금과 딸이 몰던 포르쉐 보험료와 오피스텔 임대료 등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12일 이 전 의원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6월 30일 보석 허가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아오다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혐의(업무방해)로 지난 1일 구속 기소됐다.

이 전 의원과 최종구·김유상 전 이스타항공 대표는 2015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이스타항공 직원 600여 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청탁받은 지원자 147명(최종 합격 76명)을 합격시키도록 인사 담당자들에게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채용 비리 사건 첫 공판은 오는 12일 전주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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