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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장쩌민 전 주석 조문…“한·중 두 나라 간 다리 놓은 분 떠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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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호 03면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주한 중국대사관을 찾아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을 조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사관 분향소에서 헌화와 묵념으로 장 전 주석을 추모한 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만나 “지난해 노태우 전 대통령과 올해 장 전 주석까지 한·중 두 나라 간 다리를 놓은 분들이 세상을 떠나셨다. 이제 후대가 잘 이어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에 싱 대사도 “한·중 관계를 보다 진전시키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화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조전을 보냈다. 조전엔 양국 관계에 기여한 장 전 주석의 공로를 평가한 내용이 담겼다. 장 전 주석은 1995년 한국을 최초로 방문한 중국 국가주석이다. 재임 10년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10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정부는 1997년 덩샤오핑이 사망했을 때도 조전을 보냈다. 다만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달리 직접 조문하진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은 상황에서 양국 관계의 기틀을 닦은 장 전 주석을 애도하기 위해 직접 조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날 윤 대통령 조문은 외교가에서 여러 해석을 낳았다. 시기부터 미묘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장 전 주석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표했지만 사흘 전인 지난달 29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선 원칙적인 대중 메시지를 내놨다는 점에서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역내 군사적 자산이 유입될 것”이라며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미군 자산’을 언급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요구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지난달 30일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내년 3월 미국 등 4개국과 공동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외교가에서는 이처럼 한·미가 한층 더 밀착한 모습을 보인 직후 윤 대통령의 조문이 이뤄졌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윤 대통령이 중국에 상당한 예우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한·미뿐 아니라 한·중 관계 개선에도 고심의 흔적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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