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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위 의식한 듯 “과잉봉쇄 지양”…국제유가 다시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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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의 고강도 코로나19 방역에 반발하는 반(反)정부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당국이 어느 정도 통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후 일부 지역 봉쇄가 풀리는 등 완화 정책이 가시화하면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때 중국의 재봉쇄 여파로 70달러대까지 내려앉은 유가도 다시금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방역 정책을 정밀하게 시행해 전염병 상황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일부 방역 조치가 과도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지역별 장기 봉쇄나 20가지 새 방역 대책에 어긋나는 통제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과잉 봉쇄를 지양하고 ▶고위험 분류 지역을 임의로 확대하지 않으며 ▶봉쇄는 최대한 짧고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무원 발표 직후 지역별 방역 완화 흐름이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장저우시 당국은 이날 “이동 통제를 없애고 정상적인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펼치겠다”며 기존 봉쇄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대중교통 운행이 재개되고, 고위험 지역을 제외한 지역 주민의 외출도 허용됐다. 이에 따라 장저우시에 위치한 아이폰 생산기지인 대만 폭스콘 공장도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후 확진자가 늘더라도 봉쇄가 대규모로 진행되거나 장기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국무원 발표는 방역 정책 관련해 시장과 소통을 시작했고, 불안을 잠재우려는 노력만으로도 안도감을 줄 만한 이벤트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고공 상승하던 중국 내 확진자가 감소세로 전환한 것도 희소식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9일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3만7828명으로, 전날(3만8645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난 23일 3만명 선을 돌파한 확진자는 27일(4만52명) 정점을 찍은 뒤 이틀 연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이 단계적으로 방역 조치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유가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1.24% 오른 78.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앞서 중국의 코로나19 재봉쇄 조치 등으로 보름 만에 90달러대에서 70달러대로 급락했지만, 이날까지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여기에 이달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산유국 회의에서 추가 감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더해질 전망이다. 경제가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원유 수요가 늘지 않을 것이란 게 OPEC+의 판단이다. 골드만삭스는 영국 브렌트유 기준으로 내년에 배럴당 11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브렌트유는 80달러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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