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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전당대회 시기 빨라지나…용산 관저회동 이후 논쟁 재점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국민의힘 새 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누가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다음 총선의 공천권이 좌우되는 만큼 전당대회 시기와 대표 선출 방식은 폭발력이 큰 사안이다.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는 내년 2월 말 또는 3월 초 개최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22일 관저에서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의원 4인방과 부부 동반 모임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여권에선 전대 시기에 관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 모임, 그리고 사흘 뒤인 지난 25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회동에서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대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오갔고, 윤 대통령이 ‘2말 3초’ 전당대회를 선호한다는 식의 얘기가 여당에 퍼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비대위 1차 임기가 (내년) 3월 13일까지라 그전에 할 것인지 이후에 할 것인지 의원들이 나름 의견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그런 일(전당대회)까지 지침을 주고 그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당내에서는 ‘2말 3초’ 전당대회론이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검사 출신으로 친윤계로 분류되는 유상범 의원은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비대위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비대위다. 가능하면 (임기) 6개월 안에 그것을 마무리하는 게 맞는다는 차원에서 (2월 말, 3월 초 전당대회 개최) 얘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말 3초’ 개최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유 의원은 전당대회 일정을 자꾸 늦추는 게 대표적 비윤(비윤석열) 당권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을 견제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질문에는 “유 전 의원을 견제하는 부분은 큰 비중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당 대표 선출 규칙과 관련해 친윤계는 당원 투표 반영 비중을 크게 늘리겠다는 기류다.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현재 7대 3에서 최대 9대 1까지 조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친윤계 한 인사는 “당 대표와 대권주자는 다르다. 당원들이 좋아하는 사람을 뽑는 게 정답”이라며 비율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내 일각의 반발 가능성을 의식한 듯 당원 의견을 수렴하는 모양새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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