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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잘하는 꼴 못본다는 것"…'이상민 해임안'에 뭉치는 여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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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이상민 해임안' 등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선 불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주재 긴급 중진의원 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회의 결과를 밝히고 있다. 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주재 긴급 중진의원 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회의 결과를 밝히고 있다. 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결국은 대선 불복이고,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든 간에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이 잘하는 꼴을 못 보겠다는 심산”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권이 바뀐 이후에 민주당이 하는 행태를 보면 몽니, 갑질 힘자랑, 이재명 방탄, 대선불복 딱 이 네개의 키워드로 모두 읽을 것 같다”며 “국민 뜻에 따라서 정권이 바뀌었으면 정권이 일할 수 있게 도와줘야 되는데 사사건건 발목 잡고 정부 잘 하는 꼴, 잘 되는 꼴 못 보겠다는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수사와 국정조사 이후에 책임 물을 사람에게 엄격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며 “이 책임을 가리지 않고 사표만 받으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국정조사 합의서 잉크도 마르기 전에 책임부터 지라면서 장관 해임을 이야기하는데, 정면으로 국정조사 합의를 파기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이런 합의 파기가 진정 민주당의 대선 불복인지, 대한민국 체제 부정인지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선 중진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정치적 기행(奇行)을 부리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의 범죄 혐의로 향해있는 국민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려는 ‘과잉액션’”이라며 “169명 의원이 끊임없이 정쟁의 불을 지르는 광대가 돼 죄인 하나를 구해보겠다는 얕은 술수”라고 썼다.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소위에서 민주당이 대통령 비서실 예산을 삭감한 예산안을 단독처리하는 등 거야의 예산 일방처리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상임위 예산 갑질”(성일종 정책위의장)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파행했던 예결위는 이날 오후 속개했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예산안을 ‘야당 예산안’으로 바꿔치기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위헌적”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다만 국민의힘은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이 실제 통과되기 전에 먼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보이콧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주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낼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고, 민주당이 오히려 역풍 우려에 난감한 입장인데 우리가 먼저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주 원내대표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대응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민주당 원내대표단에 (결정권한이) 위임된 상태여서 저희도 입장을 유보하기로 했다”며 “해임건의안을 낸다면 민주당이 국정조사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 제기됐던 ‘이상민 책임론’은 오히려 사그라지는 모습이다. 친윤계 재선 의원은 “윤 대통령도 당초에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사퇴를 시키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 같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떠밀리듯 나갈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 장관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던 조경태 의원은 통화에서 “나도 이 장관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으니 거기서 따져보면 됐을 일”이라며 “장관이 뭘 잘못했는지도 따져보지 않고 무턱대고 해임하자는 건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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